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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황교안, 당 밖 여론 밀리자…한국당 ‘민심 괴리’ 가슴앓이

등록 2019-02-25 21:30수정 2019-02-26 08:42

황 후보, 당내 지지층에선 1위
국민 지지도는 오세훈에게 밀려
전당대회는 ‘당원 70%’ 반영
‘황 당선이 탄핵 불복 비칠라’ 경계

일각선 “황 지지, 탄핵 부정 아냐
새 얼굴에 호응하는 것” 해석도

오세훈 “탄핵 인정해야 상식” 주장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당대표 선거에서 당심과 민심 지지의 간극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황교안 후보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오세훈 후보에게 밀리거나 엇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당심과 민심의 이런 괴리는 전당대회 이후 자유한국당의 확장성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서 드러난 양상은 당심과 민심의 지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황교안(52%), 오세훈(24%), 김진태(15%) 후보 차례로 당대표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갤럽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역전 현상’이 벌어져 오세훈(37%) 후보가 황교안(22%), 김진태(7%) 후보에 앞섰다. 전날 다른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자유한국당 지지층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선 다시 황교안(61%) 후보가 김진태(17%), 오세훈(15%) 후보를 압도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당심의 압도적인 황교안 지지 흐름은 여러 요인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25일 “지역 민심을 살펴보면 황 후보가 ‘새 인물’이라서 지지하는 면이 크다.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유보하며) 세모라고 한다거나 ‘배박(근혜)’ 논란이 있어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이 전당대회에서 목소리가 크지만 대다수 당심이 탄핵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막말 논란 등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 대한 반감이 황 후보를 향한 기대로 표출된 면도 있다.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는 당원 투표 비중이 70%여서 황 후보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당 내부에서 나온다.

황 후보와 달리 오 후보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이유는 개혁보수·중도 포용을 내세우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를 인정하자는 그의 주장이 온건 보수와 중도층에 일정 정도 부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 후보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얘기를 했는데 그 정도 지지는 당연히 뒤따라와야 순리”라고 말했다. 반면 황 후보는 이날 보수 유튜브 ‘고성국 티브이(TV)’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근거가 없는 말로 정치보복한 측면이 있다”며 당심 굳히기에 주력했다.

문제는 전당대회 이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확대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새 대표에게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여론과 국민 보편적인 정서의 괴리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탄핵을 거치며 한국당에서 개혁보수층이 떨어져나갔다. 황 후보가 (대표가 되어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인 리더십에 머물면 당 지지율이 더 빠질 것”이라고 했다. 당 내부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는 기류가 흐른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탄핵 문제를 꺼내도 당을 분열시킬 정도로 강하게 대립되지 않는다. 서로 생각을 다듬어가며 당이 시대 변화에 맞게 합리적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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