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자들이 인사하고 있다.성남/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 당대표·최고위원 등 차기 지도부가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2년 임기의 새 대표는 7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감하고 당을 재정비해 내년 총선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는다. 최근 당 일부 세력이 극우·강경보수로 흐르는 상황에서 당의 외연 확장과 보수 통합 여부 등의 과제도 떠안게 된다.
■ 1위보다 궁금한 2위 경쟁
당에선 황교안 후보가 당대표 선거에서 유리한 판세를 형성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는 최근 자유한국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60%대를 기록했다. 당대표 선거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비중이 70%에 이른다. 황 후보가 당선되면 ‘정치 신인’이 단숨에 제1야당 대표가 되는 것이면서, 탄핵된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의 귀환이기도 하다.
당 안팎의 관심은 오히려 2위 경쟁에 쏠리고 있다. 개혁 보수를 자처한 오세훈 후보와 강경 보수를 대변하는 김진태 후보의 득표력은 향후 자유한국당의 외연 확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오 후보는 “탄핵 총리로는 내년 수도권 총선에서 필패”라고 주장해왔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황 후보를 앞질렀던 오 후보는 중도·개혁보수층 지지를 바탕으로 2위를 넘어 판세 역전까지 기대한다. 한 ‘비박근혜계’ 의원은 “당원들 사이 대세는 변하기 어렵다”면서도 “오 후보가 30%가 반영되는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황 후보를 압도하며 2위를 굳건히 하면, 차후 총선 ‘확장성’ 이슈를 이끌며 중도 개혁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다. 졌어도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진태, 태극기 휘날리며 돌아올까
그러나 오 후보가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표를 얻지 못하면, 대세론을 장악한 황 후보와 ‘태극기 부대’의 열혈 지원을 등에 업은 김 후보에게 고전할 수도 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욕설까지 퍼부은 태극기 부대의 지지세를 과시했다. 당대표 후보 가운데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진태 후보가 2위로 급부상하면, 이들 태극기 세력의 목소리가 당에서 공론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망언’ 김순례·김준교 득표율은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망언 수혜자’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김순례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괴물집단”이라고 모독하고,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저딴 게 대통령” 등의 막말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일부 당원 사이에선 두 후보의 발언이 ‘속 시원하다’는 반응도 있다.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표’로 나타난다면, 극우·강경 노선을 표방한 이들이 지도부에 합류하게 된다. 최고위원은 후보 8명 가운데 4위까지, 청년 최고위원은 후보 4명 가운데 1위가 당선된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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