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 정권의 반공교육 때문에 20대가 보수적’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 “영향력 없는 정당에서 몸값을 올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20대 비하’ 논란에 이어 협치 상대인 야당을 깎아내린 ‘여당의 입’이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홍 수석대변인은 27일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그 사람(하태경)하고 자꾸 엮이는 게 좋지 않은 게 (바른미래당은) 소수 정당이다. 저는 1당의 수석대변인”이라며 “(바른미래당은) 영향력도 없는 정당인데 (하태경) 이분의 특징이 뭔가 정치적 논란을 만들어 자기 몸값을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을 “영향력도 없는 소수 정당”으로 폄훼한 것이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자신은 거대 정당 제1당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고 하태경 의원은 소수정당 사람이라며 오만의 끝판을 보여줬다”며 “정당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더불어’의 가치를 대변하지 못하는 홍 의원은 사과와 함께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여당 수석대변인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고,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소수라고 얕잡아보고 비하하는 것이야말로 소인배들의 무리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홍 수석대변인은 “바른미래당에 대한 일부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유선상으로 이해를 구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유튜브 화면 갈무리
홍 수석대변인의 좌충우돌 발언에 민주당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홍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홍영표 원내대표가 민주당 의원들의 ‘20대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하자, “동의할 수 없다”며 공개 반발하기도 했다. 한 중진의원은 “핵심 당직자의 오만한 발언이 계속 나오면 국민들은 당의 생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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