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당 대표들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낮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 간담회를 하기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4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난 ‘초월회’ 모임에서 관심은 신입회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쏠렸다. 이날 신고식에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은 일제히 황 대표에게 선거제도 개혁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고, 분위기가 잠시 얼어붙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날 초월회 점심식사 자리에서 “봄은 왔는데 봄이 아니라는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있다. 오늘은 ‘춘래사춘’으로 진짜 봄이 온 거 같다”며 “(여기) 오기 전에 자유한국당에서 국회 소집요구서를 낸다고 했고, 다른 야당과 여당에서 동의한다는 대답을 받고 이 자리에 왔는데, 국회가 열리는 게 확실하다”며 “황 대표가 오니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된 거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문 의장의 말에 고개를 조금 숙여 인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자유한국당이 국회에 들어오기로 했다는 결정을 들었는데, 대단히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국회에서 여러 민생입법을 잘 다뤄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야 3당은 황 대표에게 선거제도 개혁 동참을 촉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내 지도부 구성이 되면 논의하겠다고 했다. 국민 60% 이상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찬성하는 만큼 (황 대표가) 적극적으로 결론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못 박았다. 정 대표는 “선거제도 개편은 이번 주 지나면 사실상 물 건너간다. 오는 10일까지 자유한국당도 선거제 개혁을 하는지 안 하는지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다음 주 안에 어찌 됐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절차를 국회가 해야 한다”며 “문 의장이 말했듯 20대 국회는 역사에 남는 국회가 될지 아닐지 판가름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첫 참석인 만큼 “일어나서 한 번 인사하겠다”며 좌우로 한 번씩 인사를 했다. 그런 뒤 당 대표가 된 소감을 ‘첫사랑’에 비유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에 들어와서 문득 떠오른 단어가 첫사랑이었다. 지금 당에 들어와서 처음 정치를 시작하는데, 처음 우리 아내를 만나서 사랑할 때 마음이 들었다. 그 열정을 가지고 하면 여러 가지 어려움도 극복하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면 첫사랑을 잃어버리고 초심을 잃어버린다고 하는데 처음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중심을 잡고 정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내용의 법이 적기에 입법되는 게 중요하다. 여야 간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불통의 정치가 되지 않도록, 각 당에도 (같이) 다짐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 말을 곧바로 맞받았다. 이 대표는 “황 대표는 필요한 법안을 적기에 해야 한다고 했는데 선거제도는 5당이 지난해 말 합의했고, 적기는 상당히 놓쳤다. 20대 국회가 바뀐 선거제도를 국민 앞에 내놓고 민심을 반영하는 총선을 하려면 남은 기간은 열흘”이라며 “열흘 안에 머리 맞대고 밤새워서라도 하자고 하면 준비가 돼 있다. 적기 놓치지 않도록 자유한국당 대표가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 의장은 “식사를 시작하며 얘기하자”며 분위기를 풀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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