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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노회찬은 없지만, ‘노회찬 장미꽃’은 15년째 계속된다

등록 2019-03-07 14:53수정 2019-03-07 20:01

3·8 세계여성의 날
윤소하, 청소노동자·여성기자들에게 건네
2005년부터 고인이 선물하던 전통 이어
정의당 “그가 염원했던 ‘성평등‘ 위해 노력”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있다.
“여성의 날 축하드립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3·8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빨간 장미꽃 한 송이씩 선물했다. 이날 오전 청소노동자들은 국회도서관 강당에 모여 강의를 듣고 있었다. 강의가 끝나자 윤 원내대표는 “지금 앞에 서 있는 사람이 고 노회찬 의원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노동자 문제가 됐든 처우의 문제가 됐든 인권의 문제가 됐든 여러분이 어려울 때 언제든지 정의당과 상의했으면 좋겠다. 여러분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드린다”고 말했다. 그가 건넨 장미꽃에는 장미꽃 한 아름을 들고 환하게 웃는 고 노회찬 의원의 사진과 함께 여성의 날을 맞은 ‘성평등 메시지’도 함께 있었다. 노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이었던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성의 날을 맞아 주변에 장미꽃을 선물해왔다.

한 청소노동자가 윤소하 원내대표에게 받은 장미꽃과 노회찬재단의 ‘성평등 메시지‘를 보고 있다.
한 청소노동자가 윤소하 원내대표에게 받은 장미꽃과 노회찬재단의 ‘성평등 메시지‘를 보고 있다.
윤 원내대표가 장미꽃을 건네자 청소노동자들은 환한 표정으로 꽃을 받았다. 2012년부터 국회에 근무한 한 60대 청소노동자는 노회찬 의원의 사진을 바라보며 “예전엔 쓰레기 치우는 사람이 사람이었냐. 노 의원의 따뜻한 말씀이 항상 좋았고, 그런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좋은 자리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며 “존경하는 노 의원이 세상을 떠난 뒤 그 뒤를 이어서 또 우리를 기억해주니까 즐거워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장미꽃을 받아들고 일부 청소노동자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청소노동자 정아무개(63)씨는 “작년에도 장미꽃 받고 너무 좋아서 집에서 (꽃이) 마를 때까지 계속 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의 동료인 이아무개(63)씨도 “세상에 그런 분이 안 계셨다”며 “지난 2016년 본청에 있던 휴게실이 사라질 때 우리는 사람 대접을 못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때 노 의원이 사무실을 같이 쓰자고 했던 그 말을 잊을 수가 없다”며 노 의원을 그리워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 정론관 기자실을 찾아 여성 기자들에게도 장미꽃 한 송이를 나눠주며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국회 정론관 부스를 돌면서 여성기자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국회 정론관 부스를 돌면서 여성기자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있다.

2019년도 노회찬재단 성평등 메시지

2019년도 ‘3.8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 드립니다.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은, 노회찬 의원이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해 각계각층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보내고 한국사회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던 활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노회찬의원은 매년 <성별 임금격차 등 성불평등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여성 정치세력화 확대>, <‘3.8세계여성의날’ 국가기념일 지정>,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3.8세계여성의날’ 대중화>를 염원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활약해왔지만 동등한 권한이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3.8세계여성의날’ 111주년과 35회 한국여성대회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이 처해있는 성차별적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법 제도의 개혁은 더딥니다. 성 불평등을 낳는 가부장제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성폭력 범죄가 엄정하게 처벌되지 않고, 성폭력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상생활의 변화는 요원한 상황입니다.

2019년도 ‘3.8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해 노회찬재단은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합니다. 현재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17%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 여성의 정치 대표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프랑스는 ‘남녀 동수공천제’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10%대인 일본도 작년에 이 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를 통해 한국 사회는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고 낙태죄를 폐지하여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할 수 있으며,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체된 성평등 사회 실현을 시대 변화에 맞게 앞당길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포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의 ‘미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투’를 통해 여성들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범죄적 수준의 ‘남성 기득권’ 해체와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사회적 규범, 윤리 의식의 공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국회에 제출된 ‘미투’관련 법안이 조속히 처리되는 등 제도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정부부처, 경찰, 검찰, 법원 등 ‘미투’ 사건을 조사하고 재판하는 국가기관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더 적극적으로 살피고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은 여전히 “성별임금 격차 OECD 1위 국가”입니다. 남성 평균임금의 64%에 불과한 여성의 평균임금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것으로 비유됩니다. 직장 내에서 여전히 여성에 대한 ‘승진의 유리천장’이 만연하고, 많은 여성들이 일하고 있는 돌봄노동이나 가사노동은 노동의 가치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법제도 개혁과 함께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사회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노회찬재단은, 앞으로 매년 3월 8일이 발렌타인데이 같은 축제일이 되어 성평등 문화를 특별히 나누는 날이 되도록 앞장서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지난 14년 동안 노회찬의원이 ‘3.8세계여성의날’을 축하하며 여성들에게 보냈던 편지글을 다시 한 번 여러분들과 공유하며 노회찬의원이 염원했던 ‘성평등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최근 미투 운동을 통해 권력의 힘으로 강제된 성적 억압과 착취가 침묵과 굴종의 세월을 헤치고 터져 나오는 현실을 보며 정치인으로서, 한 여성의 아들이자 또 다른 여성의 동반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이 우리 모두에게 성평등을 향한 변화를 시작하는 뜻깊은 날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2018년 세계여성의 날 노회찬 메시지 중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세계 성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수준은 세계 142개국 중 117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성의 명절 세계 여성의 날을 마냥 축하만하기 어려운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2016년 세계여성의 날 노회찬 메시지 중에서)

다른 나라들에서 3월 8일이 여성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여성정치세력화로부터 비롯된 이날의 유래를 현실의 과제로 받아 안고 다짐하는 날이라면 우리나라에선 여기에 더해 성불평등의 부끄러운 현실에 대한 반성의 뜻까지 보태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2014년 세계여성의 날 노회찬 메시지 중에서)

“세계 여성의 날이 103주년을 맞이하는데 여성의 성별격차는 세계 104위에 머물고 있는 현실 앞에 부끄러움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발렌타인데이만이 아니라 세계 여성의 날의 의미도 잘 아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평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여성단체들이 바라는 바대로 3월 8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2011년 세계여성의 날 노회찬 메시지 중에서)

“호주제가 폐지되는 등 우리사회의 가족제도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가족관계 등록제도 등 그런 문제점들을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입양 아이들의 입장에서 해결하도록 올 한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2008년 세계여성의 날 노회찬 메시지 중에서)

“여성단체들이 바라는 바대로 3월 8일이 국가 기념일로 조속히 지정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어버이 날에 부모님의 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하듯 적어도 이 날만큼은 우리 모두가 성평등과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다시 생각하고 다짐하는 뜻깊은 날이 되기를 염원합니다.”(2005년 세계여성의 날 노회찬 메시지 중에서)

2019년 3월 7일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 성평등메시지위원회 드림

(고미경, 구인회, 권김현영, 김수정, 백미순, 오한숙희, 이유명호, 이기호, 전홍기혜)

글·사진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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