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편과 검찰개혁의 ‘지원군’으로 등판해, 이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6일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대담하며 “20대 국회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도, 검경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법관 탄핵도 안 될 것 같다. 아무것도 (통과가) 안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한국당 때문에 입법이 필요한 개혁 과제들이 이뤄지지 않는다. 국민이 한국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국회 사법개혁특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17일 의견문을 내어 “대통령의 뜻에 반대하면 탄핵 대상인가. 대통령의 뜻에는 국회도 반대할 수 없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가”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법은 비판세력을 탄압하려는 의도로, 사법개혁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 유 이사장은 정치적 망언으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2일 알릴레오 방송에서도 박주민 최고위원과 대담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이 ‘의원정수는 300석을 넘으면 안 된다는 게 헌법 정신’이라는 나 원내대표의 주장을 두고 “헌법 정신이나 내용에 대한 무시 또는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하자, 유 이사장은 “(나 원내대표는) 사법시험 공부할 때 헌법 공부를 안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방송 다음 날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의원정수 300명 이하가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는 학자들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유 이사장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 이사장이 과거 “60대가 되면 뇌가 썩는다”고 한 발언까지 인용하며 “유 이사장은 서둘러 자신의 뇌를 정밀 검사해볼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고 비꼬았다.
유 이사장의 최근 방송에 대해 바른미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유 이사장이 ‘노무현’의 이름을 빌려 친여권 선전 방송을 하는 게 적절할까.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국민 전체’가 좋아하도록 확장하지는 못할망정 반대로 ‘특정 세력’으로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