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한국당 ‘팽팽한’ 기싸움
박성중 “대가리는 재인, 몸통은 문치매”
막말 댓글 읽어내려 여당서 항의
이낙연, 선거법 추궁한 전희경엔
“원내대표 합의를 입법쿠데타라니”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다” 주장엔
“그런 불신에 9년간 진전 못한 것”
박성중 “대가리는 재인, 몸통은 문치매”
막말 댓글 읽어내려 여당서 항의
이낙연, 선거법 추궁한 전희경엔
“원내대표 합의를 입법쿠데타라니”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다” 주장엔
“그런 불신에 9년간 진전 못한 것”
이낙연 총리가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드루킹’ 재특검을 요구하며 이 총리를 몰아세웠다. 그는 이낙연 총리를 향한 대정부 질문 때 드루킹의 최후 진술을 요약한 화면을 국회 본회의장에 띄우고 “(드루킹이) 수혜자는 문재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이며 문재인과 김경수는 신의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공범이라고 지목하는 것 아니냐”고며 “피의자가 일관되게 연관성을 주장하는데, 그래서 재특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기사의 댓글 창을 띄우며 “상위 댓글 10개 중 9개가 문재인 대통령을 몸통이라고 지목하고 있다”고 말한 뒤 ‘주요’ 댓글을 읽어내렸다. “‘재앙이도 조사해라’ ‘경수 몸통 재인 머리’ ‘대가리는 재인, 몸통은 문치매’ ‘몸통이 김경수면 심장은 그분’ 등 많다”라고 낭독했다. 댓글 내용을 들으며 얼굴을 굳힌 이 총리가 “그 문제(특검)은 국회의 결정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하자, 박 의원은 “국회 민주당은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라며 “청와대에서 토의해 달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도 터져나왔다. 그는 이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자녀의 국적 문제 등을 거론하며 “좌파 기득권 자녀들이 제2의 ‘노멘 클라투라’(스탈린 집권기 권력과 부를 누렸던 공산당 간부들을 일컫는 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총리는 “제2가 있다면, 제1은 어디였을까요? 그런 문제는 우리 사회가 통렬히 반성하고 드러난 사건부터 엄정히 조사해 뿌리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 “‘의회쿠데타’에 동조한 한국당은 뭔가”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 총리와 팽팽한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전 의원이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회담 결렬 때 일본의 외무상은 30분 전에 보고를 받았다”며 “우리나라 총리는 이정도도 안되냐”고 질타하자 이 총리는 “일본 외무상 발언 내용의 진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전 의원이 “불리한 것은 진위 파악이냐”며 “정권에 유리한 기사, 속 시원한 기사만 발췌 보고를 받으시나보다. 국제사회동향 언론 기사는 최소한 체크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묻자, 이 총리는 “의원님만큼은 못할 지 모르지만, 균형있는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드루킹 판결을 내린) 성창호 판사가 누구냐”고 물어 이 총리가 “화제가 됐던 판사”라고 완곡하게 답하자, “왜 말을 못하냐. 금기어냐”고 몰아붙였다. 이 총리는 “(앞서) 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에 관한 말도 성함은 거론하지 않았다. 기억하실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설전’도 이어졌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미) 회담 실패로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게 명백해졌다. 국민 상대로 억지 부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지지도가 떨어질 때마다 (평화이벤트가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이를 남북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이 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참으로 실망스럽다. 평화의 문제, 민족생존의 문제를 어떻게 그렇게 보시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고 맞받았다. 또 김 의원이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자, 이 총리는 “그러한 불신,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접근법 때문에 지난 9년간 비핵화 문제가 한 발자국도 진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또 현 정부 지지율 하락에 대해선 “그 문제와 별도로 평화를 향해서 끊임없이 가야 한다“, “과거 (비핵화) 접근방식이 우리에게 무엇을 갖다 주었느냐. 그것(과거 접근방식)을 반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김 의원이 한-미 군사훈련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자, 이 총리는 “과거를 말하는건가. 핵을 쏘고 미사일을 쏘던 때로?”라며 반문했고, 김 의원이 “안보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자 “그것만 되돌릴 수 있겠나. 다른 것은 어떻게 하나”라고 반박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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