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지역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여영국 단일후보(가운데)가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 민중당 손석형 후보(오른쪽)는 같은 날 오전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여성회관 창원관에서 사전투표 했다. 창원/연합뉴스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4·3 보궐선거 사전선거 투표율이 14.37%를 기록했다.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된 다섯차례 역대 재보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경남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을 띠는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데뷔전이라는 점 등 여러 관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9~30일 이틀간 4·3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율이 14.37%로 최종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은 각각 14.53%, 15.08%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치러진 2017년 4·12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5.9%)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사전투표 열기가 본투표까지 이어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우리 지지층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국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 지지층이 본투표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날 창원 지원유세에 나선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사전투표율 해석은 자칫 아전인수 격이 될 수 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그만큼 현장 분위기가 팽팽하다”고 전했다.
출범한 지 갓 한달을 넘긴 ‘황교안 체제’의 첫 시험대라는 점도 중요 관전 포인트다. 황 대표는 지난 21일부터 창원에 원룸을 얻어 상주하고 있다. 창원과 통영·고성을 오가며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비교적 당선 가능성이 큰 이번 선거를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닦는 데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두 곳 중 통영·고성은 보수세가, 창원성산은 진보세가 강하다. 진보세가 강한 창원성산마저 자유한국당이 승리해 전승을 거둔다면 황 대표는 내년 4월 총선까지 날개를 달게 된다. 당내 장악력, 보수진영 내 존재감이 커져 대정부 투쟁 동력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두 곳 모두 패하면 황 대표는 치명타를 피할 수 없다. 자신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점식 후보를 통영·고성에 공천한 데 따른 책임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통영·고성에서 이기고, 창원성산에서 패한다면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1승1패가 되면 한국당 후보 2명의 득표율이 얼마나 되는지 등이 향후 황 대표 행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원철 정유경 서영지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