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4월 임시국회 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갖기에 앞서 머리발언을 하는 동안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천장쪽을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야당이 주식 과다 보유 논란에 휩싸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겨냥한 막바지 공세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아직 이미선·문형배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전체회의 일정을 잡지 않고 있어, 시한이 15일까지였던 보고서 채택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최교일, 이만희, 이양수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이 후보자 부부에 대한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했다. 고발 혐의는 부패방지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이다. 이 후보자가 2017년 주식회사 이테크건설의 하도급업체 관련 재판을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와 함께 이테크건설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기는 등 전형적인 작전세력의 패턴을 보였다는 주장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남편이 나서서 주식 투자가 무슨 문제냐, 강남 아파트 살 걸 그랬다며 국민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망언을 늘어놓고 있다. 오만해도 이렇게 오만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를 향해서는 “청와대의 행태는 더 한심한 지경”이라며 “인사 비판이 높아지자 후보자 남편에게 해명글을 올리라고 시키고 이를 조국 민정수석이 퍼나르는 등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내각에 이어 헌법재판관까지 국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임명한다면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겠냐”며 “이미선 후보자를 즉각 사퇴시키고 청와대 인사라인 전체를 물갈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오신환 사무총장이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를 찾아 ‘불법 내부정보에 의한 주식거래 의혹 조사요청서’를 접수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에게 이런 후보자를 수용하라는 것은 정부·여당이 인사검증을 포기했으니 야당도 국회의 의무를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신뢰를 잃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이 후보자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 무능과 무책임의 상징 조국 수석을 반드시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회동에서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여야간 시각은 다르겠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보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도록 돼 있다”며 “여야가 이견이 있으면 적격과 부적격으로 반영해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야당에서 협조해주길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할 정도라고 야당이 이야기할 정도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국민의 여론을 중요시하는 정부인만큼 부적격이 적격보다 배로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참작해달라.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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