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야권에서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제3지대’ 정계개편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은 16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 박지원·조배숙 의원, 정대철·권노갑 상임고문이 함께 했다.
박주선 의원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이나 호남계 의원을 대표해서는 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제3지대 제3정당의 제대로 된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고, 국민들도 바라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소멸되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인식이 커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세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당을 같이 했던 분들이 민주평화당에 있고 그분들이 함께 하자고 하니까 세를 확대하기 위해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지 않나. 우리는 동질성도 있다”며 통합 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통합 방향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했지만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통합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의원은 1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당대당 통합을 하면서 제3지대에서 새로운 인물도 발굴 영입하고, 민주당이나 또 다른 정당에서도 중도 3정당에 함께 하겠다는 분이 있다면 수용하고 영입을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추석 때까지 지지율 10%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는 “손 대표도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점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통합의) 절차와 과정을 밟아나가게 되면 국민적 지지가 모아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희망을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지율 10%에는 추석 전 합당이 전제돼 있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추석 전 합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박 의원의 발언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동에서)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의원 한 분 아니었냐”며 “의원들이 식사하면서 정책이나 미래에 대해서 얘기했을 텐데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고 답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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