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가 합장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을 써 논란을 빚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정확한 유래를 모르고 사용했다”며 사과했지만,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문제의 단어가 13일 오전 11시 현재 여전히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에 오르고 있으며, 나 원내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도 실시간으로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케이비에스(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에게 공격당하는 거 알지 않느냐. 묻지도 못하는 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발언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이다. 특히 ‘달창’ 단어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스스로 ‘달빛기사단’이라고 칭하는 것을 조롱하기 위해 극우 성향 누리집 일간베스트(일베) 등에서 주로 쓰는 단어로, 여성혐오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나 원내대표는 발언 3시간 뒤 사과 입장문을 내고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3일 오전 11시 현재 나 원내대표의 페이스북 계정에 최신으로 올라와 있는 조계사 봉축법요식 참석 관련 글에도 “방송에도 못 내보내고 묵음 처리할 정도의 용어였다” “딸을 키우는 어머니로 부끄러운 줄 알라” “글로 쓰기도 민망한 단어를 마이크에 대고 발언할 수 있느냐” 등 이 발언에 대한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발언에 대한 민주당 여성의원 공동 성명’을 발표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심각한 여성 모독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상희 의원은 “‘달창’이라는 용어를 대부분 국민들이 모르셨을 것이고 여기 의원들도 다 몰랐다”며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국민과 여성을 모욕하는 말이 나왔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여성 비례의원을 대폭 늘렸던 17대 국회 출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진행자가 ‘몰랐다는 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런 해명은 안 하는 게 낫다. 본인이 말을 했고 또 사과까지 했으며 잘못된 정치라고 인정하는 게 중요하지, 자꾸 변명하면 (일이)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의 지향점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 심판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다. 극우성향 태극기부대의 주력군으로 자기가 편승하겠다는 어떤 의지들이 계속 속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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