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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의원님, 이 해외출장 왜 가야 하죠?”… 깐깐해진 ‘의원외교 심사’

등록 2019-05-20 16:25수정 2019-05-20 21:10

국회의원 외교 '깐깐한 심사' 화제
국회의장, 외유성 출국 차단 겨냥

압박 면점에 탈락 의원도 나와
보좌관들 노하우 공유하며 진땀
국회의원의 외유성 출장은 잊힐 만하면 등장하는 ‘정치권 비판’의 단골 소재다. 하지만 최근 국회의장 직속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회’(자문위)가 의원들의 해외출장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국회 안팎에서는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자문위의 ‘압박 면접’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보좌관들 사이에서는 ‘면접 대비 노하우’ 공유도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말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자문위 심사에서는 자유한국당 ㅎ 의원의 해외출장을 두고 한바탕 공방이 오갔다. ㅎ 의원은 독일 등 해외에 있는 자연치유센터를 시찰하겠다며 심사보고서를 냈고, 보좌관이 대신 심사를 받으러 왔다. 1시간가량 이어진 심사에서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위원장을 포함한 8명의 자문위원은 ‘국회의원이 왜 이 출장을 가야 하느냐’ ‘꼭 가야 할 사안이냐’ ‘해당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출장과 관련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얘기해보라’는 압박성 질문을 이어갔다. 보좌관은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했고, 결과는 ‘탈락’이었다. 민주당 ㅇ 의원도 해외출장을 위한 계획서를 급하게 냈다가 ‘해외 방문단의 구체적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면접에 들어간 한 보좌진은 “청문회에 선 듯한 기분이었다. 누굴 만나는지, 어떤 형식으로 만나는지 등 하나하나 따졌다. 어찌나 엄격한지 다음엔 웬만하면 계획서를 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회가 출범한 것은 지난 1월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외유성 출장을 걸러내기 위해 출장 전 자문위에서 사전심사를 받도록 했다. 해외출장 계획안에는 ‘하루에 2차례 이상 공식일정’을 기재하도록 했고, 서신이나 전자우편 등 확정된 일정을 뒷받침할 증빙서류도 반드시 첨부하게 했다. 면접에서는 사전 일정 조율(30점), 출장의 합목적성(30점), 절차적 사항(40점) 등을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다. 면접에서는 ‘출장 외에 국내 자료조사, 영상회의 등 다른 방법은 없는 사안인지’ ‘본회의 등에 참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중요한 사안인지’ 등의 질문을 한다. 면접 경험이 있는 한 보좌관은 “심사가 빡빡하다고 소문이 나 다른 방 보좌진이 와서 미리 질문과 답을 연습하고 갔다. 어떻게 하면 통과할 수 있느냐고 ‘노하우’를 묻기도 하더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심사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볼멘소리를 하는 의원들도 있다. 심사에 통과한 한 의원은 한달에 한번 열리는 심사와 관련해 “외교 분야는 상당히 긴박하게 일정이 잡히는 일도 있다. 준비하는 입장에선 한달 전에 심사를 모두 마치는 게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긴급한 필요가 있다면 그때그때 소집하는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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