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당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장외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간 이끌어온 ‘민생투쟁 대장정-국민 속으로’가 오는 25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한국당은 마지막 집회에서 전국적인 총결집을 도모해 성공적으로 장외투쟁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어서 이후 국회 복귀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25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6차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집회가 끝난 뒤 청와대로 가두 행진도 벌일 계획이다. 광화문 집회로는 처음으로 저녁 시간에 열린다. 한국당은 당원들에게 자율 복장 지침도 내렸다. 시민 속으로 좀 더 파고든다는 취지에서다. 한선교 사무총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날씨가 더워져서 대전 집회 이후로는 저녁 시간대에 개최하고 있다”며 “당원들보다 일반 시민들이 집회 참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자율 복장으로 공지했다. 시민들 위주의 행사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중앙당과 시·도당에서는 “행사에 당 대표, 사무총장 등 당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책임당원 여러분들께서는 주변에 있는 당원 및 지지자분들과 함께 반드시 꼭 참석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문자를 돌리며 대대적인 동원령을 내린 상황이다. 지난 4일 광화문에서 열린 3차 집회 참석자 5만여명(한국당 추산)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집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저녁 시간에 여는 집회는 촛불집회처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를 것”이라며 “이전 집회들과는 달리 전국적으로 최대 인파가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예고한 장외투쟁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오는 25일이 국회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주말로 예정되어 있는 자유한국당 서울 집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한국당 입장에서도 할 만큼 한 것이니 출구전략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며 “주말을 전후해서 3당 원내대표가 다시 만나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민생을 앞세워 재해추경 등을 명분으로 주말 이후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당은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에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닙니까.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가 요구합니다.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지금 대변인이라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입니니까”라며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 호프 회동 이후인 지난 22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패스트트랙 강행 사과와 고소·고발 취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은 등 여야가 냉각기에 들어가서다. 한국당이 마지막으로 국회 복귀 명분 확보하는 한편 지지층을 결집하고 분위기를 고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회 복귀 명분을 찾지 못할 경우 한국당은 2차 민생투쟁 대장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2일 남양주 중소기업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생대장정을 마치면서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정부가 국민 살리고 경제 살리는 방향으로 조정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정부가 불통과 고집으로 독선 유지한다고 한다면 더 강력한 투쟁으로 막아낼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다시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길어지는 장외투쟁에 당내 피로감은 큰 상태다. 한국당의 한 보좌진은 “지역마다 인원을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다른 당은 총선 준비 하느라 바쁜 때에 계속해서 우리는 매주 장외집회 참가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보좌진은 “마지막 집회다보니 당협 차원에서 사람들을 동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난 광화문 집회 이상으로 끌어 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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