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티브이(TV) 방송에서 자신이 한미정상 간 통화 내용을 누설했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브리핑 내용을 보고 말한 것’이라며 ‘기밀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 전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사 예능 방송의 성격상 소소한 양념은 평소 나의 식견과 유머,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이었다“며 이렇게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1월 4일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한미정상 통화 관련 서면 브리핑이 있었고 하루 뒤인 5일 녹화가 있었다”며 “지금도 청와대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 내용을 내려받아 확인했기에 그것을 토대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정상 발언이 인용부호로 서면 정리돼 있었기에 이것을 ‘로 데이터’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은 내용은 방송 중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할 수가 없다. 공개되지 않은 한미정상의 대화 내용을 나는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태경 의원이 녹음이냐고 묻길래 녹음을 들은 것은 아니니 녹취라고 했다. 녹화 후 단어 선택에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 싶어 방송에서는 ‘이미 청와대에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이라고 따로 자막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단어 선택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빌미 삼아 강효상 의원이 저지른 외교기밀누설이라는 범죄에 물타기를 하는 것이 지금 한국당이 벌이는 수작의 본질이다. 가련하다”라며 “허위사실 유포에는 법적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난해 1월 8일 방송된 MBN ‘판도라’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한 것을 제가 로데이터로 다 받아봤다”고 언급했으며, 한국당은 이에 대해 “여당 전 의원의 행동은 착한 누설이고, 야당 현 의원의 행동은 못된 누설이냐”고 반박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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