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이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최근 회동을 두고 “관권 선거가 의심된다”며 회동과 관련한 진상규명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훈 국정원장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는 국회 정보위원회는 소집되지 않은 상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관권선거의 시작이 의심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을 일년 앞둔 시점”이라며 “온갖 민감한 정보와 기밀을 다루는 국정원장이 여당 실세와 밀회를 한 것은 대놓고 국정원장이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만났는지,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알아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일행이 있었으니 무슨 긴밀한 이야기가 오갔겠느냐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변명하지만, 그 자리 있었다면 여권 핵심인사들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일행이 분명 공인일 것이다. 밝히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왼쪽)이 지난 3월 5일 국회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러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나 원내대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별렀지만, 정작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정보위원회는 소집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의원(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정보위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당 차원에서 서훈 국정원장을 호출하겠다고 고집하면서, 국회 정보위 소집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이라 개의에 찬성할 수 없다고 하지만, 보이콧 기간에도 북한 미사일 관련 회의는 개최를 요구하고 회의한 적 있다”면서 “국정원장은 일개 정당이 나오라면 출석 의무가 없지만, 국회 상임위의 소환은 사정이 다르다. 국정원장이 출석할 수 밖에 없는 상임위는 반대하고, 국정원장이 나올리 없는 회의를 고집하는 한국당의 행태 때문에 진실을 밝힐 첫날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진실을 덮는 일을 한국당이 돕고 있지 않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수장인 국정원장을 만나서 양 원장이 북 문제를 총선 국면에서 여당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런 의논하지 않았을까 합리적 의심이 된다”고 지적하며 “국회 정보위를 소집해 누굴 만났고, 무슨 이야기를 했고 왜 만났는지 따져야 한다”고 조속한 국회 정보위 개최를 촉구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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