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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회 정상화 합의문 ‘휴짓조각’…나경원 리더십 ‘깊은 상처’

등록 2019-06-24 22:32수정 2019-06-25 09:00

협상 과정 전략 없이 갈팡질팡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합의안 추인이 불발된 뒤 대표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합의안 추인이 불발된 뒤 대표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4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가져온 국회 정상화 합의문의 추인이 거부됨에 따라 가뜩이나 취약했던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큰 손상을 입었다. 여야 3당 원내대표의 국회 정상화 합의 직후 열린 한국당 의총에서는 합의문에 서명한 나 원내대표를 불신임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독자적 세력 기반 없이 친박근혜계의 지원을 업고 원내 사령탑에 오른 나 원내대표의 입지는 한층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남권의 한 친박계 다선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협상력 부재를 드러냈다. 모범생의 한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으로 비례대표로 영입된 뒤 ‘꽃길’만 밟아온 나 원내대표의 정치 이력에 대해 당내 우려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실제 나 원내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전략적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이견이 좁혀질 만하면 요구 조건을 추가로 내놓는가 하면, 검찰총장·국세청장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도 지도부 내에서 조율이 안 돼 입장이 오락가락했다.

경험과 결기가 부족한 원내대표단이 강경파 다선의원들에게 압도되면서 합의안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남권의 한 재선의원은 “합의문 추인을 위해 의총을 열면 부대표단이 총대를 메고 논의를 주도해야 하는데, 부대표들 모두 분위기에 압도돼 입을 열지 못했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님들이 다시 한번 저에게 힘을 가지고 합의를 다시 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의총에서 부결시키는 것이 더 큰 힘을 가지고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더 큰 권한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의총 참석자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한 다선의원은 “의원들이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재신임 문제도 언급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도력 부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절반 정도는 불신임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국회 정상화 불발’ 막전막후, 박용진 의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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