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일 ‘반노동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제1야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시대도 아닌 박정희 시대로 퇴행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는 바로 며칠 전 국회에서 제 귀를 의심하는 말을 제1야당 원내대표에게 들었다.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하자’ ‘근로기준법의 시대에서 계약 자유의 시대로 나아가자’라고 했다. 그 자유는 과연 무엇이냐”고 되물으며 “과로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해고되기 쉬운 자유 이것은 자유가 아니라 착취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자유라는 이름을 사칭해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 헌장을 무시하는 위헌적이며 반문명적인 주장”이라며 “쟁의권을 박탈해 할 권력집단이 된 노조는 도대체 어느 노조를 말하는 거냐. 지난주 뙤약볕에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고공농성을 한 그 노조이냐. 평생 노조니 집회니 잘 모르고 살아온 분들이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불평등과 불공정을 극복하기 위한 정치의 실종은 보수 때문만이 아니다. 한국당의 존재가 결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집권 때마다 반복되는 우클릭과 우회전 논란에서 보듯, 경제 기득권 앞에서 집권 민주당의 개혁 또한 멈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탄력 근로제 개악, 은산분리 원칙 훼손, 법관 탄핵 실패, 채용비리 연루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일조, 그리고 최근 흔들리는 선거제도 개혁까지. 지금의 민주당은 대통령의 높은 인기와 당내 일부 진보 인사들을 ‘알리바이’ 삼아 진보를 과잉 대표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연장된 활동 기한인 8월 말까지 선거법 개정안을 반드시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위 위원장을 누가 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중요한 것은 실제 의결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로드맵이다. 만일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20대 국회는 촛불 민심과 완전히 역행한 국회, 4년 내내 극단적 대립만 벌인 ‘모두가 패자’인 국회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과 사법개혁 성사를 위한 책임 있는 로드맵을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진보의 레토릭만을 이용하여 세상을 바꾸는데 소극적이고, 변화의 책임을 떠넘기면서 늘 다음 선거에서 우리를 압도적 다수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고 꼬집었다.
또 국회선진화법으로 고발된 의원들이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해 패스트트랙 갈등을 종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는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고발된 피고발인으로서 언제든지 조사받을 의사가 있다. 하지만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고발인조사에 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며 “당당하게 고발했다면 조사도 당당하게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민주노총 위원장 수사에 법대로 하라던 그분들은 도대체 지금 어디에 계시냐”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정경제 △확장적 재정정책 △노동존중 사회 등 세 가지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특히 “확장 재정은 당장 이번 추경이나 내년 예산만이 아니라, 앞으로 최소 10년은 계속되어야 할 재정 집행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부자증세에 토대를 둔 복지증세로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제 정당, 전문가가 함께하는 ‘국가재정 10년 위원회’의 구성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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