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당의 친박(친박근혜)화로는 내년 총선은 어렵다”며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과의 보수 대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아카데미에 참석해 “우리공화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다시 해보겠다는 것은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것과 같다”며 “정당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유력한 차기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탄핵 당한 전직 대통령 한명만 있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공화당 쪽에서) 자발적으로 들어오면 상관이 없지만 독자적으로 나가겠다면 그대로 둬야 한다. 그 외 모든 중도보수 세력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면서 “(한국당은) 지금처럼 친박 일중대, 이중대 해가지고는 내년 선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연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대표는 “이유없이 (국민들은) 한국당이 싫다고 한다. 국민들 뇌리 속에 국정농단 탄핵 프레임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라며 “당이 보수 대통합을 한다고 하면서 친박들을 만나고 다니는데, 그게 보수 대통합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당의 친박 색채가 강해진다면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싫지만, 똑같은 이유로 친박 일중대 이중대도 다 싫다고 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본인이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유튜버를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황교안 당 대표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홍 전 대표는 “잘못 답변했다가는 문제가 커진다”고 입을 뗀 뒤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고 나는 (정치를) 24년을 한 사람이니만큼 갑론을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강에서 홍 전 대표는 대학생들의 다양한 질문도 받았다. 교수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그는 “참아야 한다. 참고 갑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전 대표는 “초·중·고 다닐 때 유력 집안 자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없는 불이익을 받았다”며 “참고 나중에 갑이 됐을 때 갑질하던 사람들에게 기회가 되면 돌려주고 밑에 사람들하고 동료들에게는 갑질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 한일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홍 전 대표는 스페인인을 ‘튀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스페인에 가보면 전형적인 유럽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고, 까무잡잡하게 중동인같이 튀기처럼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이 700년간 무어족으로부터 식민지로 고통을 받았는데, 지금 스페인이 무어족 주축의 나라와 감정을 갖고 있느냐”며 “지나간 역사는 우리가 기억만 하고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것이지 그것을 미래와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일 잔재 정산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좌파 정권 중심에 있는 사람들의 아버지들이 일제 시대에 농협 서기를 하는 등 전부 친일분자들 아니냐”며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 수두룩 빽빽하다. 자기 아버지부터 청산해야 된다”고 비난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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