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운데)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오른쪽 두번째) 등 9명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전격 사퇴했다. 1일 임명장을 받고 2주도 안돼 혁신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셈이다.
주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파갈등이 혁신위원회 안에서 그대로 재연됐다”며 “제 자신이 이 당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나 역부족을 느끼고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위원장 직을 제안받았을 때 몇달간의 내분을 멈추고 미래를 향한 비전, 발전 전략을 마련해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했다”면서 “(계파갈등 재연에) 매우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젊은 혁신위원들의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세력에 대해 규탄한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번 주 위원장의 사퇴에 대해선 당 내에서도 잘 몰랐을 정도로,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사퇴 표명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생각했다”고 밝혔다.
혁신위 내에서 지도부 퇴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 온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간 대립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계기로는 전날 10일 혁신위가 의결한 ‘바른미래당 지도체제 혁신안’이 꼽힌다. 이날 혁신위는 제5차 혁신위 회의를 열고 혁신안 3단계 계획을 5:3으로 의결했다. 현 지도부의 총선 승리 비전을 검증하고 여론조사를 거쳐 결과적으로 지도부 재신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주 위원장은 전날 발표된 혁신안 합의문을 두고 “보면 알겠지만 설익은 합의”라며 “(발표된 혁신안 합의문에) 당 미래 발전 전략이 있느냐. 당의 혁신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혁신위원회가 내놓아야 할 당의 발전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해 보류하자, 또는 더 논의 하자고 간곡히 이야기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규약 당규에 의해 진행해 달라는 요구에 따라 (합의문 의결을) 해 드렸다”고 밝히며 자신은 사퇴하겠다는 뜻을 거듭 분명히 했다.
정유경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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