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북한이 지난해 내부 문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귤 200t을 ‘괴뢰가 보내온 전리품’이라고 표현했다는 최근 일본 <도쿄신문>의 보도가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일본 언론이 북한 관련 허위·과장보도를 일삼고, 국내 일부 언론이 이를 받아 쓰며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일본발 북한 가짜뉴스’ 유통경로는 이미 여러 차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31일 정보당국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도쿄신문>이 지난 28일 자 지면에 공개한 문건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북한 내부의 공식 문건과 전혀 다르다. 정보당국은 ‘문건 전체를 입수해 본 게 아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신빙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문건에 ‘트럼프 놈’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도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한다. 이 표현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내부 문건에서 자취를 감췄다. <도쿄신문>이 문건 표지 등을 공개하지 않은 점, 문건의 구성이나 글자체 등이 기존 공식 문건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형식이라는 점 등도 석연찮다는 게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16일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 평양방송은 물론 전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적인 평양수뇌상봉 시기 최고영도자동지께서 동포애의 정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주신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다량의 제주도귤을 성의껏 마련하여 보내어왔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보낸 선물의 답례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이 역시 <도쿄신문> 보도 내용과 상반된다.
한편 <도쿄신문>의 이 보도가 국내에 알려져 논란이 된 다음날인 지난 2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귤 갖다 바치고 욕이나 먹는 가짜 평화에 매달리지 말고 진짜 평화로 돌아와야 한다”고 문 대통령을 날 선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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