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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나경원 ‘우리 일본’ 비판에 장제원 “정치 ‘좁쌀’ 같아졌다”

등록 2019-08-08 11:34수정 2019-08-08 20:04

“정치권이 온통 분노와 증오로 가득”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회의실 배경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회의실 배경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8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우리 일본’ 언급으로 여야4당이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과 관련 “요즘 정치가 참 ‘좁쌀’ 같아졌다”고 토로했다. “의미 없이, 연결어처럼 덧붙인 ‘말버릇’”이라는 한국당 쪽의 해명에도 “실수로 치부하기엔 너무 큰 진심”(노웅래 민주당 의원) 등 여야4당의 비판이 이어지는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하루종일 ‘우리 일본’ 이라는 발언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요즘 정치가 참 ‘좁쌀’ 같아졌다. 아니, ‘살벌’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며 “한 번 웃고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를 쓰러뜨려 물어뜯고 결국 피를 보고서야 돌아선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의미를 부여할 만한 문제가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 후벼파고 헐뜯고 며칠을 굶은 승냥이처럼 달려들어 끝을 본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 상에서는 패거리로 몰려다니며 조롱과 저주를 퍼붓고, 언론도 부추기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권이 온통 분노와 증오로 가득하다. 18대 국회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의 여야는 ‘비창조적 흥분상태’에서 상대를 향해 말초적 비난을 퍼부으며 한뼘의 너그러움도 찾아 볼 수 없다”며 “참 옹졸하고 섬뜩하기도 한 정치권”이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 관련 정부 대처를 지적하는 도중 “우리 일본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한국당은 “의미 없이, 연결어처럼 습관적으로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과거 ‘우리’를 자주 연결어로 쓴 발언 사례까지 묶어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예를 들어 지난달 KBS를 규탄하며 열린 KBS 수신료 거부 출정식 때조차 “우리 KBS”라고 표현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됐던 운영위에서 발언도 “그런데 우리 보고서(야당이 아닌 ‘외교부 보고서’)에 올리신 것을 보면” 뒤에 나온 말로, 평소 ‘우리’라는 말을 연결어처럼 사용하던 가운데 빚어진 실수라는 취지의 해명이다.

7일 여야4당은 일제히 논평 등을 통해 나 원내대표의 ‘우리 일본’ 발언을 지적한 바 있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어 “그간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과 함께 노력하는 정부의 발목을 잡아가며 ‘아베 정권 기 살리기’에 몰두한 것부터 반성하고 바로 잡으라”고 꼬집었고,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국민이 나 원내대표의 진심을 오해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스스로 발언과 행보를 돌이켜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각각 논평과 브리핑을 통해 “‘우리 일본’을 대변하려 한다면 지금 당장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우리 일본’을 향해 떠나길 바란다”(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 “한국당이 계속 국민 뜻을 거스른다면 국회를 떠나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와 함께 일본으로 가길 바란다”(오현주 정의당 대변인)고 비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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