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주변에 설치된 아사 탈북 모자 분향소를 찾아 탈북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24일 ‘광화문 구국집회’를 시작으로 다시 대정부 장외투쟁을 하겠다고 18일 예고했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여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서는 셈이다. 최근 당과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고 보수 야권을 결집하려는 목적으로 보이지만,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제1야당의 장외투쟁 선언에 당 안팎의 비판과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권의 국정농단과 대한민국 파괴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으며, 안보 붕괴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조차 위협받고 있다”고 장외투쟁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봐도 끝내 ‘마이동풍’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실패했다. 스스로 개선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이에 저와 자유한국당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력한 투쟁을 시작하겠다. 장외투쟁, 원내투쟁, 정책투쟁의 3대 투쟁을 힘차게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24일 광화문 집회를 ‘길고 험난한 투쟁의 출정식’이라고 표현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국민 명령이 있을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결사항전 각오로 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당은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에 반발해 지난 4월20일 광화문 집회를 시작으로 한달여간 서울·대전·대구·부산 등에서 주말 장외집회를 했다. 한국당의 ‘장외투쟁’으로 국회는 두 달 넘게 파행했다. 당시 당 지도부는 보수 결집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지만, 일각에선 무리한 당원 동원 문제와 비용 부담 등에 대한 불만도 컸다.
더불어민주당은 장외집회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2차 가출’이 황 대표의 대권 놀음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제1야당의 ‘상습 가출’ 무책임에 국민들의 피로감과 불쾌감이 극에 달해 있다”고 비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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