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 김어준 : 그런데 어쨌든 이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유시민 : 그냥 저는 뒤에서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하는 그런 거라고 봐요. 의사 표현이야 할 수 있죠. 그런데 의사 표현을 못 하게 막고 있나요? 아니면 권력으로 이 문제 제기를 틀어막고 있나요? 그냥 지금 여론은 압도적으로 조국한테 불리하고 여론은 대통령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그리고 언론에서 하루의 수백 건의 거의 팩트가 아닌 기사들을 쏟아내서 조국을 공격하고 있는 마당에 나 같으면 안 할 것 같아요. 조국 신통치 않네, 이러고 말지, 뭐.
김어준 : 보통 과거에 학생운동 시절에는 언론이 침묵하고.
유시민 : 그렇죠. 우리가 진실을 말해야 될 때, 그리고 이 진실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이럴 때 익명으로 신분을 감추고 투쟁을 하거나 마스크를 쓰거나 그러는 거지 지금 조국 욕한다고 해서, 대통령 비난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줘요? 그런데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들 그렇게 집회를 하는지.
(중략)
김어준 : 제 말은 목적 자체가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때 학생들이 생계 걱정 없는 학생들이 정의감에 일반의 여론을 대신하여 촛불을 들고 나오는 거 아닙니까?
유시민 : 물 반 고기 반이에요. 왜냐하면 진짜 순수하게 집회하러 나온 대학생이 많은지 얼마나 모이나 구경하러 온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많은지는 아무도 알 수 없죠.
■ 유시민 : 우선 두 가지 측면을 봐야 되는데 우선 첫 번째는 언론이 검증하고 비판하는 거야 고유의 사명이니까 괜찮고요. 그리고 야당이 그러는 것도 야당은 원래 그러는 거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제가 무섭다고 느끼는 건 첫 번째는 얼마만큼 확정된 사실, 진실까지는 안 바라요. 얼마나 확정된 사실에 의거해서 조국 지명자에 대한 판단을 형성하느냐. 그게 첫 번째고,
김어준 : 거기에 언론이 큰 기여를 하죠.
유시민 : 그러니까 좀 무서운 거죠. 이렇게 가면 그냥 압도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부적합하다” 이렇게 되는 구나. 많이 보던 장면이잖아요, 과거에 여러 사건에서. 이건 안 변하는구나. 이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언론인들에 대한 절망감이에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무엇이고 내가 모르는 사실이 무엇인가. 내가 알고 있는 사실, 사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것들을 토대로 추론할 때 어떤 주장을 내가 펼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조국을 꼬꾸라뜨려야 한다는 그 욕망, 그것이 언론 보도를 지배하고 있죠. 그러니까 제가 저는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조국 후보자가 후보자 청문회잖아요. 청문회는 아직 하지도 않았어요. 하게 될지 안 할지도 아직 불확실해요. 보이콧 이야기도 나오니까. 청문회를 일단 해야 될 거 아니에요? 해야 되는데 지금은 청문회를 하기도 전이고 그리고 본인은 검정해야 돼요. 이 모든 소동, 한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검정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 제기 중에 단 하나라도 조국 후보자가 심각한 도덕적 비난을 받거나 법을 위반한 행위로 볼 수 있는 일을 한 게 있느냐. 한 개도 없어요. 그런 게 청문회 과정을 통해서 한 개라도 드러나면 조국 후보자가 자진 사퇴 하리라고 봐요. 자기가 직접 책임져야 될 일이 하나라도 나오면. 그런데 지금 그런 게 하나도 없어요.
■ 유시민 : 이미 다 정보 제공을 했는데도 기자분들이 아예 이걸 안 믿어요. 보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조국은 나쁜 놈이어야 돼. 왜 그럴까? 이게 약간 원래 장르로 치면 그리스 고전 비극의 구조를 닮아있어요. 그리스 고전 비극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다 잘나가는 사람들이에요. 원래 비극의 주인공은 보통 사람이면 사람들이 공감을 못 해요. 흥미를 느끼지 않아요. 비극의 주인공은 비극이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일 정도로 잘나가는 사람들이에요. 조국은 본인이 그렇게 훌륭하다고 완벽하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했어요. 유복한 집안이었고, 16살에 서울대를 들어갔고, 26살에 교수가 됐고, 얼굴도 배우 같고.
김어준 : 최연소 서울대 법대 논문 가장 많이 인용되고 실력도,
유시민 : 논문도 많이 쓰는 사람이고,
김어준 : 키도 크고.
유시민 : 키도 크고 얼굴도 그렇고 키까지 커. 거기다가 부인이 돈도 많대.
김어준 : 하다못해 대머리라도 하든지.
유시민 : 머리숱도 많아. 수북해. 그러니까 완벽하게 모든 걸 가진 사람처럼 보였고 거기다가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고 민정수석을 하고 법무부장관 지명이 됐어. 그러니까 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대개 그리스 고전 비극은 가족의 문제와 얽혀서 운명적인 파국을 맞이하는 거거든요. 딱 구조가 그렇게 왔어요.
김어준 : 그래서 자녀부터 시작한 거죠. 딸 특례입학, 가진자, 이러면서. 혹은 딸이 특례입학을 한 걸 보니 자기가 가진 것을 충분히 누리려고 하였다, 그걸 적극적으로 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점점점 발전한 거죠.
유시민 : 조국은 내가 완벽하게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사람들은 완벽한 그런 인물로 봤어요. 그러다가 좀 딸이 이상한 방법으로 고등학교를 갔다든가 가족펀드를 해서 이상하게 돈을 먹었다든가 이런 게 보도되니까 이게 그리스 고전 비극의 영웅의 몰락, 잘나가는 사람의 몰락과 같은 구조를 주게 된 거예요. (중략) 조국만큼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었던 그런 소위 명문대학 출신의 많은 기자분이 분기탱천해서 지금. 잘난 척하더니. (중략) 집단 창작이죠. 그렇죠. 안 죽으면 이게 이상해지는 거예요.
■ 유시민 : 그리스 고전 비극 양상으로 치닫고 있던 조국 사태를 흔한 스릴러로 바꾸고 있어요, 장르를. 제가 왜 그렇게 판단을 하냐 하면 조국 후보자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할 만한 상황이 한 개도 없어요, 지금. 그 조건에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했어요. 장학금 관련, 입시 관련, 그리고 웅동학원 관련, 사모펀드 관련 몽땅 다 했어요. 몽땅 다 했는데 이게 나중에 가면 어떻게 될 전망이냐 하면 결국 조국 후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형법상의 범죄 행위는 규명을 못 하고 사학이니까 사학법인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죠. 흔히 100이면 99은 다 있는 거니까. 사모펀드가 사실상 가족펀드 비슷하게 운영이 되어 왔는데 사모펀드에서 자본거래라든가 혹은 금융규제와 관련한 법률 위반 행위가 나올 수 있어요. 오촌 조카라든가 동생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조국 사퇴와는 무관하게 별건 수사를 통해서, 압수수색을 해서 조국 수사를 하다 보니까 범죄 혐의가 나와서 묻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해서 별건 수사로 해서 그 가족들을 입건하는 이렇게 되면 이게 뭐냐 하면 스릴러에서 악당들이 주인공을 제압을 못 할 때 가장 흔히 쓰는 수법이 가족을 인질로 잡는 거예요. 조국 네가 죄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어. 그러나 지금 여론이 이렇잖아? 그러니까 이쯤에서 네가 안 물러나면 가족이 다쳐, 이 사인을 준거라고 저는 봐요. 이게 맥락인데 그래서 이제 저질 스릴러로 지금 국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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