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9일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가 국회 본청에서 다른 유튜버와 싸우는 과정에서 바닥에 눕는 등 폭행 시비가 일었다. ‘신의한수’ 갈무리
2일 오후 3시30분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국회 246호로 들어서자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남색 정장을 입은 조 후보자는 왼쪽 어깨에 백팩을 맨채 기자회견장으로 걸어 들어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미리 준비한 서류철에서 에이(A)4 용지를 꺼내 들었다. 기자회견은 조 후보자의 모두 발언 뒤 질의응답 순서로 이어졌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본청 246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장으로 주로 사용되던 이곳은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날 낮 12시께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여야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되고 기자회견 형식으로 대체한다고 하면서 국회는 분주해졌다. 갑작스럽게 장소가 ‘국회’로 결정되면서 혼란 그 자체였다.
민주당 비공개 의총이 끝난 오후 2시께부터 기자회견을 열릴 246호는 기자들이 속속 자리를 잡았다. 민주당은 공간협소를 이유로 민주당에 등록된 언론사별로 1명씩 취재를 제한하자 일부 반발이 있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등록된 매체가 500곳이라 다 들어올 수가 없어서 각사당 취재 인원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회의장 앞에서 당직자들이 언론사를 확인한 뒤 미리 준비된 비표를 나눠줬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회견 취재가 ‘1인1사’로 제한되자 기자들이 비표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기자간담회 시각이 다가오자 민주당은 언론사 비표 확인에 나섰고,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보수 유튜브 매체인 <신의한수> 기자가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 걸 발견하고 나가달라고 했다. 국회 방호과 직원이 이를 거부하는 <신의한수> 기자를 내보내려고 하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민주당은 신의한수를 내보내고 있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대한민국 만세”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정춘생 민주당 원내행정실장은 “신의 한수가 (민주당과) 생각이 다르다고 (내보내는 건) 아니다. 지난 4월30일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 국회 차원에서 6개월 출입정지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회로부터 출입정지를 당한 <신의한수>가 국회 본청 기자회견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예정된 시각보다 1시간가량 일찍 국회에 도착해 정책위의장실에서 대기했다. 남색 정장에 왼쪽 어깨에 백팩을 맨 조 후보자는 국회 후문에서 다른 방문자와 마찬가지로 출입증을 내고 방문증을 발급받았다. 그 뒤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서 묻고 장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되지 못했다. 불가피하게 언론에 제가 답한 것을 통해 국민에게 판단을 구하게 됐다. 알고 있는 모든 사실에 대해 소상히 답변하겠다. 시간제한도 없다. 질문 주제 제한도 없다. 감사하다”는 7문장의 입장을 읽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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