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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조국 ‘국회 기자간담회’ 부적절 논란…야당 강력 반발

등록 2019-09-02 17:12수정 2019-09-02 21:22

사실상 인사청문회 무산됐지만
여야 합의 땐 언제라도 열릴 수 있어
여당 의원 다수 “장소·시기 부적절”
야당 “미디어 사기극” “원맨쇼” 반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일 국회 차원의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되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를 찾아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개최 시점·장소·주체 등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가장 많은 비판이 나온 지점은 간담회의 ‘시기’였다. 인사청문회법은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일이 바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부터 20일째 되는 날이다. 여야 간 견해 차이로 이날 오전 사실상 인사청문회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여야가 합의만 하면 이날 중 언제라도 인사청문회가 열릴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하루만 늦춰 3일에 기자회견을 여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왔다. 하지만 후보자와 민주당 지도부는 ‘속전속결’을 택했다. 법적 청문회 마감 시한 내에 개최해 ‘국민청문회’ 효과를 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검증 문제를 오래 취재해온 기자들이 있는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아닌 굳이 국회를 택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무리한 선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개의에 앞서 의총 사회자인 임종성 의원이 “바로 이곳에서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생중계하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공지하자 “적절치 않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김 의원은 “왜 기자회견을 여기서 하느냐. 어떻게 (임명도 안 된) 후보자가 (청문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국회에 와서 (기자회견을) 하나”라고 거듭 반대 뜻을 표했다.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여러 의원이 ‘부적절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후보자가 어디 가서 말하든 본인 자유지만 오늘까지는 국회의 시간이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많은 의원이 ‘시기와 장소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료제출요구권을 가지고 후보자 증언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아니기 때문에 후보자에게 일방적인 해명의 기회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임명하려면 그냥 하는 게 나았다. 후보자에게 이런 기회를 준 것 자체가 ‘특혜’처럼 비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간담회엔 기자 200여명이 참석해 질문을 쏟아냈다. 인사청문회와 달리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 심도 깊은 문답이 오가기도 쉽지 않았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인사청문준비단 주관하에 준비단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더 실질적이었을 것이다. 세시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보’한 것은 봉숭아학당식 기자회견을 기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여권의 한 중진 인사도 “야당의 ‘몽니’는 충분히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여권과 조 후보자마저 야당을 자극하는 매우 공격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간담회가 진솔한 해명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을 지지 성향에 따라 양 갈래로 쪼개는 자리가 된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미디어 사기극” “원맨쇼” 같은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간담회를 비난했다. 법제사법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변명을 늘어놓기 위해 집권 여당이 깔아놓은 간담회”라며 “국민들이 왜 조국 후보자를 보며 가슴을 치고 울분을 토해야 하나. 국민을 분노하게 할 권리도, 자격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철 정유경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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