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직무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왼쪽 둘째)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한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당무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리면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정점을 향하고 있다. 당이 쪼개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계 개편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른정당계·국민의당 안철수계 비당권파 의원들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리위 결정 배후에 당권파가 있다며 “손 대표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반발했다. 하 최고위원은 윤리위 결정에 대해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를 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뒤집기 위해 손 대표가 벌인 자작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손 대표의 행동을 ‘해당 행위’로 규정한다”며 강력한 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비당권파는 전날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등 최고위원 5명이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함에 따라 안병원 윤리위원장이 자격을 잃었고, 이에 따라 전날 열린 윤리위 결정에도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권파 쪽 핵심 관계자는 “하 최고위원은 직무 정지 상태다. 당권을 흔드는 행동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 내홍이 극에 달하면서 비당권파와 자유한국당, 당권파와 대안정치연대의 결합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비당권파 쪽은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반조국 연대’를 결성하는 등 보수 진영과 보폭을 맞춰가는 모습이다. 당권파 인사들은 연일 ‘제3지대 새 정치세력’ ‘중도 개혁 통합 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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