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임 이후 당내 핵심 지지자들의 비판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함께 일해온 친문(친문재인)의 핵심 인사였고, ‘조국 사태’를 거치며 여권의 차기 주자로도 언급됐던 만큼 친문 지지자들의 실망감이 당내 비판 여론으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15일 민주당 누리집(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이 수백건 올라왔다. 대부분 조 장관의 사퇴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며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한 당원은 “조국 장관 사퇴와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당대표의 무능이다. 당대표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당원은 “능력 없는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대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작심하고 조 전 장관을 비판했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이날 탈당을 촉구하는 댓글이 빗발쳤다.
민주당은 이날 이해찬 대표의 ‘사퇴 종용설’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며 동시에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에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위한 적임자가 바로 조국 장관이며,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 여건이지만 검찰개혁이라는 소임을 끝까지 맡아달라고 주문해왔다. 청와대와 당을 엮어 조국 장관 사퇴를 종용했다는 프레임은 상당히 악의적”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 지도부는 단 한 번도 조 장관 낙마에 대해 입장을 논의해보거나 결정해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두 달 넘게 이어진 ‘조국 사태’로 이탈했던 중도층 지지율 회복이 절실한 만큼, 당분간 핵심 지지층의 여론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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