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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조국 물러나도 끝나지 않는 여야 대치…나경원 “이해찬 사퇴하라”

등록 2019-10-16 10:47수정 2019-10-16 15:13

‘조국 사태’ 일단락에도 ‘제2패스트트랙 정국’ 냉랭한 기류
이해찬 “조국 사퇴 뒤 태도 돌변…한국당 주장 터무니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사법개혁 법안 처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사법개혁 법안 처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지만, 검찰개혁 문제를 놓고 ‘제2의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이어지며 국회의 대치 전선이 한층 냉랭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퇴진을 함께 요구하는 한편, 민생·안보 전반까지 대여 공세를 확장하며 대여 압박에 나섰다.

16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북한 SLBM 도발 관련 핵 대응 전략 간담회’를 열고 안보 문제를 비롯해 전면적인 ‘정부여당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조국 전 민정수석의 사퇴로 오랜 국론 분열이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송구하다는 표현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론 분열을 마무리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국론분열을 책임지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퇴해야 한다” “정권의 오판을 지적해야 하는데도 범죄 혐의자 장관 후보자의 ‘미디어 사기극’이 가능하게 간담회의 판을 깔아 준 책임을 지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다.

안보 정책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내놨다. 그는 “대한민국의 안보가 어디 한 군데 성한 곳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오만한 오판이 거듭되며 벌어진 안보 파산”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어제 평양 남북 월드컵 예선전은 중계가 없었던 데 이어 무관중 경기장이었고, 우리 국민은 선수들의 신변을 걱정하며 문자로 경기 결과를 접하는 코미디 생중계였다”며 “이게 문재인 표 대북 정책의 성과인지 한심한 수준”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3년 동안 북한의 무기 개발 시간을 벌어준 꼴이 됐다” “한미 동맹은 무너졌으니 흔들릴 것도 없다는 말도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안보 파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사죄를 요구한다”고도 덧붙였다.

이같은 ‘강공’은 ‘조국 사태’ 이후 자칫 수그러들 수 있는 투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조국 때리기’에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정부여당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과 함께 안보·경제 등 현안 문제를 정면으로 겨누는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당은 조국 장관 퇴진 뒤 ‘검찰개혁’으로 화제가 전환되면서 자칫 ‘제2의 패스트트랙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남부지검에서 지난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데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 관련 법안의 10월 내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10월 항쟁”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 원내대표는 “장기 집권 사령부인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절대 불가하다” “성난 민심이 고작 조국 (법무 장관) 사퇴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라며 사법개혁 관련 법안 관련 한국당의 당론과, 조 장관 사퇴를 요구했던 ‘민심’을 연결지었다. 반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말 그대로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하는 기관” “장기 집권 전략이라는 (한국당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하는 한편, “한국당은 어제(15일)부터 공수처 법안은 절대 안된다고 한다”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고 나니까 이제야 태도를 돌변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따라 조 장관 사퇴 뒤에도 여야 전면전은 가속화할 기세다.

한국당은 장외투쟁도 계속하기로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요구 투쟁시 원칙이었던 원내투쟁·장외투쟁·정책투쟁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당초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등을 요구하며 이어 왔던 토요일 광화문 집회를 오는 19일에는 조 전 장관 관련 대국민 보고회의 형태로 계속할 예정이다. 조 장관 사퇴 뒤 집회의 명분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집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 지도부가 집회 지속 여부를 놓고 이틀 간 논의에 들어갔지만, “투쟁 대상은 조 전 장관 하나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대전환이었다”며 집회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대구에서 한국당의 경제 정책을 설명하는 ‘민부론이 간다!’ 간담회를 열고 대국민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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