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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조국 사태가 남긴 상처…성찰 없는 ‘어물쩍 집권여당’

등록 2019-10-20 19:50수정 2019-10-21 15:08

법무장관 사퇴 1주일 지나도록
지도부, 공식 사과·유감 표명 없이
검찰개혁 목소리만 연일 높여
“책임 회피…총선 부메랑 될 수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뒤 일주일이 지나도록 어떤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반성 없는 여당’에 대한 비판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당 내부에서조차 “책임을 통감하는 이가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사과와 쇄신도 타이밍이 있는데 민주당이 지나치게 지지층 눈치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 전 장관 사퇴와 관련해 “국민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작 민주당에서는 어떤 성찰적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조 장관 사퇴 다음날 “검찰개혁을 가속화하고, 대통령 국정운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퇴를 결단했다”고 추켜세웠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6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조 전 장관과 국민이 온몸으로 만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이후 임명을 강하게 주장했던 이들이다. 김해영 최고위원이 같은 날 “집권여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하고, 정성호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임 통감하는 자가 한명도 없다”고 썼을 뿐이다.

당 내부에서는 ‘조국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 없이 검찰개혁으로만 만회를 해보려는 당내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송구하다고 했으며, 향후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도 누군가 책임지고 사과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게 아니냐. 그런 걸 다 생략하고 검찰개혁 얘기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총선을 앞두고 형성되는 당내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나서 이 문제를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자유한국당에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여론조사 응답자가 극소수인 점을 고려하면 본선에서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검찰개혁을 위해 조 전 장관을 임명했지만 민심에 부합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던 만큼 민주당 지도부가 정식으로 사과할 필요가 있다. 일단락을 짓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면 총선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민주당은 쇄신을 질서 있게 해야지 내분으로 비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쇄신할 수 있는 시기는 절대 오지 않는다”며 “당장 미뤄놓는다고 이 문제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나중에 이자까지 붙어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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