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서거 4주기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앞줄 오른쪽 부터), 박관용 전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김무성. 정갑윤, 여상규 의원 등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행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단식을 불사했던 고인의 정신을 되새겼지만, 일각에서는 한국당을 향한 쓴소리도 나왔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식에서 “국민들은 한국당을 지금 썩은 물이 가득 차 있는 물통으로 보고 있다. 이 썩은 물이 가득찬 곳에 맑은 물 몇 바가지 붓는다고 해서 그 통의 물이 맑아지냐. 썩은 물을 버리지 못하면 통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다”면서 “그것이 지금 한국당과 여러 당원, 의원님들이 처한 그런 상태”라고 작심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에 관해서도 “황 대표가 이 추운 겨울에 단식 투쟁에 나서도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것은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왜 감동을 주지 못했나. 김영삼 대통령이 하셨던 것처럼 희생이 없기 때문이다. 여러분들 뭘 희생하셨나, 뭘 버리셨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모든 공천과 관련한 권한을 내려놓고 외부의 명망 있는 인사들로 독립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구성해, 공천을 공관위에 백지 위임하라“고 요구했다. 보수 통합에 관해 홍 교수는 “많은 국민들은 ‘그 밥에 그 나물’로 순서만 바뀌어서 오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두 그만두어야 한다. 죽어야 산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맞다. 한국당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한 “한국당에게는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을 막아내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한국당 당 대표께서 단식하고 계신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신이 황 대표를 비롯한 우리 투쟁 전면에 있는 우리 한국당 모두의 정신이라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단식 투쟁을 이유로 이날 추모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박맹우 사무총장을 통해 보낸 추모사에서 “대통령께서는 가장 어두운 독재 시절에도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사는’ 정신, ‘새벽이 온다’는 정신으로 새길을 내셨다”며 “1983년 대통령께서 단식 투쟁을 통해 사수하셨던 자유 민주화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민주세력을 살리고 나라 살리기 위한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대표가 풍찬노숙까지 하며 단식 투쟁에 임할 수밖에 없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고 김영삼 대통령이 간절히 그리워진다“고 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사는’ 정신, ‘새벽이 온다’는 정신을 이어받아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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