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설날 앞두고 밥상머리에 ‘여권 심판론’ 올리기

새보수당 “검찰 보복 인사…차기 정권서 진실 밝혀야”
한국당 “문재인 정부 경제 ‘완패’, 민생 영수회담해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김형오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김세연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연, 박완수, 이석연, 황대표, 김형오, 이인실, 조희진, 엄미정. 강창광 선임기자 [e-mail]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보수 야권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여권 심판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놓고 야권은 수사방해 행위라며 여권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총선전을 대비해 밥상머리의 화제를 끌고 가려는 여야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셈이다.

새보수당은 23일 8명 의원 전원 명의로 검찰 인사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날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오신환 공동대표는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노골적인 사법 방해” “고검 검사급은 1년간 보직을 보장하도록 한 인사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검찰 직제개편안을 국무회의에서 서둘러 통과시키는 꼼수까지 동원했다”고 이번 검찰 인사를 비난했다.

추미애 장관의 해임을 요구한 새보수당은 설 연휴 뒤에도 추 장관이 해임되지 않는다면 법무부를 항의방문할 계획이다. 오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해 끝내 검찰농단을 멈추지 않는다면 새로운보수당은 국민과 함께 끝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은 “수사를 은폐하고 방해하는 살아있는 권력의 범죄행위에 대해 20대 국회가 진상규명을 제대로 못한다면, 21대, 다음 정권에서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도 검찰 인사와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놓고 일제히 여권에 비난을 퍼부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검찰 장악은 ‘식물검찰’ 만들기 수준으로 가고 있다”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검찰 직제개편안은 검찰 조직 파괴안”이라며 이번 검찰 인사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공소장은 그 자체로 한편의 범죄영화였다” “특검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닥칠 수 있고, 그렇기에 더더욱 4·15 총선이 절실하다”며 “국민 여러분과 문재인 정권 심판을 이뤄내겠다. 대한민국을 살리고 경제와 민생을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자들도 “진짜 악마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해달라”(조경태 최고위원) “4·15 총선을 통해 완장 찬 정권을 심판할 것”(정미경 최고위원)이라며 ‘여권 심판론’에 가세했다.

한편 황 대표는 앞서 청와대를 향해 제안했던 영수회담의 의제가 경제·민생 문제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황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2019년 한해 경제성적표를 보니 이제 이견의 가능성이 없어보인다. 문재인 정권 경제정책은 실패를 넘어선 완패”라며 경제 정책 비판을 가장 먼저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2% 성장률도 억지로 만든 것이다. 정부 성장 기여도가 1.5%인데, 바꿔말하면 민간 영역 성장은 0.5%밖에 되지 않았다는 결론”이라며 “영수 회담에 대해 청와대가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왔는데, 당연히 경제와 민생부터 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경 장나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