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인사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엄미정, 이석연 위원, 황 대표, 김형오 위원장, 김세연 위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23일 황교안 대표를 향해 “공천 업무 관련해 황 대표를 비롯한 당에서 손 떼달라”고 요구했다.
이 전 법제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4·15 총선 공천관리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황 대표께 ‘후발제인’이라는 한자성어를 선물하려고 했다. 한 발 뒤로 물러나 나중에 제일보한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계파에 관심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걸고 국민 감동하는 제대로 된 공천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후 이어진 공관위 첫 회의에서 이 전 법제처장은 공관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세연 의원도 이날 임명장을 받았다. 김 의원은 “불과 67일 전에 수명이 다했기 때문에 해체되어야 한다고 했던 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 직무를 맡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 있었다”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의 물리적으로 완전한 해체가 실현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공관위 업무를 맡아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불출마 뜻을 밝혔던 취지를 구현하는 차선책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맡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오직 애국심과 양심, 딱 이 두 가지만 가지고 직무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도 공관위에 힘을 실었다. 서울역 귀성 인사를 위해 공관위원들의 인사말이 끝나기 전 회의장을 나선 황 대표는 ‘공천에 손을 떼 달라는 공개적인 요구가 나왔는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공관위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공관위 2차 회의는 오는 2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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