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분오열로 인한 탈당 러시에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10일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통합추진기구를 꾸리며 생존을 모색한다. 사실상 ‘호남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이찬열·김성식·김관영 의원의 탈당으로 무너진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고 총선에서 ‘기호 3번’을 지켜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7일 4선인 박주선 의원을 대통합개혁위원장으로 지명한 바 있다. 흩어져 있는 민주당 밖 호남계 의원들을 불러 모아 당 붕괴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관건은 통합 방식과 지도부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현역 의원 수가 17석으로 가장 많은 만큼, 흡수통합 방식을 통해 빠른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안신당과 평화당에선 ‘새 집’을 짓는 신설 합당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3당에서 공동 지도부를 구성하거나 외부 새 인물을 영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가 ‘통합정당’ 지도부 자리까지 요구하면 바른미래당 내 추가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9일 “손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통합 무드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 탈당과 (셀프) 제명을 요구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목소리도 다시 표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호남 신당이 만들어져도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대선주자급 정치인도 없고, 세대교체 요구에 역행하는 지역 정당이라는 비판에도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이들의 지지율이 호남에서조차 미미하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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