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를 강행하면서 ‘조국 대 반조국’ 갈등이 민주당 내부에서 다시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일 수도권 초선 의원인 김병욱(성남시 분당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한 달 만에 상황이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김 의원은 김 변호사 출마 문제에 대한 지도부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① ‘조국 대 반조국’ 양상이 벌어지는 데 대한 생각은?
“조 전 장관을 소환하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국민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조 전 장관이나 우리 당 입장에서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어쨌든 정치라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 조 전 장관에 대한 논란은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텐데 민생과 전혀 관계없는 조 전 장관을 소환하고 각 지지자끼리 댓글 투쟁하는 건 총선 앞둔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②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예전에는 지역을 다니며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과 논쟁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공정, 정의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월적 가치에 대한 답변이 궁색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③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김남국 변호사 문제는) 지도부에서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경선을 진행하려면 10여일 이상 시간이 걸린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고 이를 언론에서 계속 다룰 텐데 우리가 버틸 수 있겠느냐. 더 큰 문제는 이게 미래통합당과의 대립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문제라는 데 있다. 국민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함, 경제 침체로 인해 먹고사는 문제가 관심인데, 우리 스스로가 조국 전 장관을 소환해서 논쟁하는 것은 국민에게 미안한 감정이 든다. 국민도 피로감이 있을 거 아니냐.”
최근 민주당에서 잇단 악재가 터지고 위기관리가 안 되는데도 내부에서는 ‘침묵’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김 의원처럼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지도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지난 19일 초선의 박용진(서울 강북을) 의원도 ·정봉주, 김의겸, 문석균에 대한 부정적 민심을 절감하고 잘 작동했던 당의 균형 감각이 최근 왜 갑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고 입장문을 냈고, 김해영(부산 연제구) 의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변호사를 향해 “스스로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 정신을 실현해왔는지 물어보길 바란다”며 쓴소리를 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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