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킨 위성정당에 대해 보수 야권 내부에서도 합당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5선에 성공한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전투표 선거부정 시비와 미래한국당 교섭단체 추진설은 정도가 아니다”라며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래한국당은 연동형비례제를 반대하며 정당방위로 급조한 당”이라며 “미래한국당 당선자중 ‘왜 빨리 통합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통합 논의를 본격화했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원 꿔주기’를 통해 미래한국당을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비례정당을 다시 위성 교섭단체로 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구성 등 향후 국회에서 진행될 각종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시나리오다. 이 가운데 합당 절차에 나서야 한다는 공개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정 의원은 “미래한국당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비춰져선 안 된다”며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계열사를 거느릴 형편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한국당은) 본사인 미래통합당으로 빨리 합치는 것이 순리이고 정도”라며 “국민만 보고 가자”고 촉구했다.
이날 장제원 의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래한국당과의 즉각적인 합당을 촉구한다. 정무적 판단이니, 공수처장 추천위원 수니, 정당 보조금이니 이런 말로 국민들께 또다시 꼼수로 보이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합당을 통해 미래한국당 당선자들과 함께 당선자 대회를 열어 원내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지금은 한목소리로 대오를 정비해 작지만 강한 야당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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