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8개월 전인 1979년 2월 박정희(왼쪽) 대통령에게 주일본 대사 신임장을 받고 있는 김정렴(오른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대통령기록관
박정희정권 최장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96.
고인은 1969년 10월부터 1978년 12월까지 9년 3개월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다. 재임 기간 산업 고도화 정책과 산림녹화, 새마을운동, 고속도로 건설, 의료보장제도 도입 등을 주도해 고도성장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24년에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44년 조선은행에 들어간 직후 일본군으로 강제징집당해 히로시마에서 일제 패망을 맞았다. 해방 이후 육군보병학교를 거쳐 준위로 임관해 6·25전쟁에 참전한 뒤 1952년 예편했다. 이후 한국은행으로 돌아와 이듬해 29살 때 1차 통화개혁을 기안했다. 1959년에 재무부로 옮긴 뒤에는 이재국장과 차관, 상공부 차관 등 정통 경제관료의 길을 걸었다. 한일회담 대표에 이어 1966년 재무부 장관과 67년 상공부 장관을 맡았다.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쳐 1979~80년 주일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1999년부터는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 2007년부터 사업회 회장을 지내왔다.
유족으로는 희경·두경(전 은행연합회 상무)·승경(전 새마을금고연합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준경(전 한국개발원 원장)씨와, 사위 김중웅(현대경제연구원 회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8시30분이다. (02)3410-6923.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