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대신 대권 도전은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권구도가 새롭게 재편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전대 출마를 선언한 우원식 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대권엔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우 의원은 “대권 주자의 연이은 출마로 당대표 선거가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바뀌면서 어떻게 민생을 살릴 것인지, 공정한 관리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실종되고 말았다”며 “대선전초전으로 당이 과열되면서 안정성을 해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데 (김 전 의원이) 출마하겠다고 하니 매우 유감”이라고 우려를 표하자 이렇게 답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그동안 당권·대권 출마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김 전 장관은 전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도 “나는 총알이 두 발이 아니고, 한 발밖에 없지 않냐. 전당대회 출마는 결심했지만, 전대에 올인할지, 대권에 출마할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대권 포기 카드를 꺼내 들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오는 10일 오후에는 홍영표 의원을 만나 이런 내용을 얘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 주자인 김 전 의원이 대권 ‘포기’ 뜻을 밝힌 것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대표가 되더라도 대권 주자는 대선 1년 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돼 있기 때문에 ‘7개월짜리 당 대표’는 당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위원장 쪽은 “지금 가장 화두가 코로나19인데, 7개월짜리 당 대표 논란 등을 생각해서 아무런 역할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냐”며 “또 이번 기회에 ‘이낙연 리더십’을 평가받아보자는 생각도 있다. 당 대표로 출마해 코로나19 극복 등에 역할을 하고, 그걸로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달 말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데, 김 전 의원의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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