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미래통합당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를 내정했다가 취소했다. 이 교수는 4월 총선 기간에 에스엔에스에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막말’을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논란이 됐다.
통합당 관계자는 11일 “이 교수를 영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도 이날 <한겨레>에 “저한테 좀 과분한 일인 것 같아서 없던 것으로 하기로 했다”고 했다.
여의도연구원장은 당 대표가 내정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임명된다. 현재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사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이 교수에게 여의도연구원 원장직을 제안했다가, 세월호 막말을 옹호했다는 논란이 일자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당시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은 차 전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즉각 제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당시 차 전 의원의 ‘세월호 ○○○’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고 “용감한 보도다. 아이들이 죽은 것을 추모하고 투쟁한다는 자리에서 ○○○을 한 것은 분노할 일”이라고 적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교수는 이날 관련 논란에 대해 “선거 국면에서 (그분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잘 못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일반적인 용어이니 사용에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조롱할 일이 아니라 분노해야 할 일이었다는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 박사 출신의 인공지능(AI) 전문가다. 김 위원장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면서 데이터청 신설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합당 비대위의 외부 인사 검증 과정에 대한 논란도 따라 올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종인 비대위원장 스스로가 총선 기간에 사과하고 제명을 결정했던 세월호 막말을 옹호할 정도의 정무감각과 감수성을 가진 분을 여의도연구원장에 영입을 추진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질 않는다”며 “김 위원장의 공식적인 해명이 따라야 할 것이다. 파격 강박증과 선택적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날을 세웠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