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원구성을 위한 여야 원내지도부의 협상은 26일에도 실패했다.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도 무산됐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7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겠다는 정부·여당의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야는 주말 동안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말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날 경우, 박 의장은 29일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배정한 뒤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6월 임시국회 종료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날 여야는 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후 1시20분부터 박병석 국회의장과 함께 원구성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3시간여 만에 협상은 결렬됐다. 한민수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오후 4시20분께 “회동에서 의견 접근이 있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말 동안 의장 주재로 마지막 협상을 갖는다”고 밝혔다.
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회동에서 법제사법위원장 배정 문제와 야당이 요구하는 각종 국정조사 등을 포함해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임기의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1년씩 나눠 맡는 중재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박 의장은 3차 추경안을 6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한민수 공보수석은 “29일 본회의를 연다. 7월3일이 회기 마지막날이니 그때까지 추경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여야 각 당은 자체적으로 추경안 심사를 해달라는 당부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주말 동안 협상 진전이 없으면 29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해 추경심사를 시작할 테니 심사 속도를 올리기 위해 추경안 사전 검토를 해달라는 뜻이다.
협상 결렬이 선언된 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독단적으로 국회 운영을 공언하고 있다”며 “특별한 협상의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말 지역활동 중 여당의 입법독재 부당성을 널리 홍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을 상임위원장 선출 마감 시한으로 정한 민주당은 오전부터 통합당과 국회의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열렸는데도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아 국회를 마비시킨 사례가 헌정사상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정오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주시라. 오늘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국회의원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민주당은 책임 여당으로서 단호히 행동할 것이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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