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 간 개원 협상이 결렬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17개 상임위원장을 가져가고 의사일정에 나선 상황에 대해 “폭주 기관차의 개문발차, 세월호가 생각난다”고 1일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날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회 차원의 3차 추경 예비심사를 마친 상황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얘기한 ‘통제받지 않는 폭주 기관차’가 돼 버렸다”며 “이 폭주 열차가 세월호만큼 엉성하다”고 현 국회 상황을 세월호에 비유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과 예산을 심사할 국회 상임위원회와 상임위원이 완비되지 않았다. 정보위원장은 선출되지 못했고, 정보위원은 단 한 명도 선임되지 않았다”며 “승객이 다 탔는지, 승무원들은 제 자리에 있는지 점검조차 하지 않고 출발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상임위원이 국회법에 따라 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상임위 예산심사는 불법이자 탈법”이라며 “‘대충 출발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그때 대처하면 되지’라는 건 세월호 선원들의 생각이 아마 이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세월호는 항해를 마치지 못하고 맹골수도에서 수많은 억울한 생명을 희생시킨 채 침몰하고 말았다”며 “개문 발차한 21대 국회는 수렁에 처박히고 나서야 폭주를 멈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국회 보이콧이 길어지지 않을 것 같다”며 상임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제이티비시>(JTBC) ‘아침&’ 전화 인터뷰에서 “뺨을 두들겨 맞고 바로 돌아서서 웃을 수는 없지만, 국회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투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언제 복귀하든 의원들에게 각자 상임위 활동을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고 있다”며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또 박병석 국회의장이 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두 차례 직권 배정한 상황에 대해 “(박 의장이) 일방적으로 개원하면서 상임위 명단을 내라며 ‘항복 문서’를 요구했다. 지극히 고압적이고 불쾌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상범·이주환·전주혜·정희용 등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찾아 통합당 의원 103명을 대표해 ‘국회의장 상임위 강제배정 및 상임위원장 선출 무효 확인을 위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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