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시장의 영결식에서 “열정 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추모했다.
이 대표는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다.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며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게 (사망)하루 전날이었다.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 있다는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사정권하에서 시국 사건들을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였다. 당시에는 인권변호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사찰대상, 공작 대상이 됐다”며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 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었다”고 추모했다.
이 대표는 2011년 박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할 당시의 일화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지리산에 간 박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가 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묻는 전화가 왔다”며 “그 순간 수염 깎고 내일까지 내려오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어온 길과 해낸 일이 너무나 크다”며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 남은 일은 뒷사람에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길.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한평생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박하고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사회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삶을 줄곧 해왔다”며 “당신이 그토록 애정을 쏟았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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