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세론’ 맞서 김부겸-이재명 손잡을까

‘이 지사 기사회생’ 당권구도 영향은?

김부겸 “사이다 매력” 호감 비쳐
이낙연쪽 “전대 판도 변화 없을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재판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수원/백소아 기자 [e-mail]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돼 기사회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안에선 이낙연 의원의 대선 경쟁자 이재명 지사와 당권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손을 잡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이-김 제휴설’은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이낙연 대세론’을 깨기 위해선 대선과 당권 경쟁의 ‘2위 주자’끼리 연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김 전 의원이 17일 아침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 것도 제휴설에 힘을 실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지사는) 국민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그 시기 시기마다 문제가 되는 것을 용감하게 치고 나간다. 나만 해도 정치를 오래 하다 보니까 그런 용기가 많이 죽었는데 이 지사는 참 부럽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힘들고 답답하실 때 바로 그게 사이다 아니냐. 그게 이 지사의 매력이고 또 강점인 것 같다”고 호평했다. 이 지사를 향한 ‘구애 메시지’로 읽힐 여지가 충분하다. 실제 김 전 의원 쪽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로 이 지사의 지지자들이 더 적극적·집단적으로 이 지사에게 도움이 되는 당대표가 누구인지 전략적인 판단을 하지 않겠나. ‘대세론’ 견제 차원에서 아무래도 김부겸에게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 쪽은 이 지사의 생환이 당권구도에 미칠 파급효과를 낮춰 보는 분위기였다. 이 의원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한 의원은 “당이 ‘광역단체장 연쇄 낙마’라는 큰 위기를 넘긴 것일 뿐, 당장 전당대회 판도 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김 전 의원 역시 이 지사에게는 대선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사 지지자들이 그쪽으로 확연히 쏠릴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이 지사 쪽이나 ‘이재명 변수’의 파급력을 인정하는 전문가들도 이 지사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이 지사 쪽 관계자는 “사법적 족쇄가 풀리자마자 당내 정치에 개입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건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당분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도정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이 지사는 당장 8월 전당대회가 아니라 대선이라는 장기 레이스에 집중하고 있다. 당권 주자들과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환봉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