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미래통합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적과 내통하는 사람, 적과 친분관계가 있는 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오는 27일 열릴 인사청문회에서 총공세를 펼칠 것을 예고했다. 박 후보자는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거세게 맞받았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 5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보기관은 적을 추적하고 냉정하게 적을 파악해야 하는데 적과 친분관계가 있는 분이 국정원을 맡아서 과연 되는가”라며 “전문성이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우리는 국정원의 파괴라고 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하는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대한민국 최전선에서 지키는 정보기관인데 내통하는 사람을 임명한 것은 그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 대통령이 어떤 생각으로 박 전 의원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가 고액후원자에게 2015년 5천만원을 빌린 뒤 5년째 갚지 않은 것을 언급하면서는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박 후보자 쪽은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내어 “후보자에 대한 근거 없는 색깔 공세로 대단히 모욕적인 발언이다. 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이 흠집 내기와 낡은 색깔론을 펴고 있지만, 정치적인 공세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일부 통합당 의원들의 부당한 허위 발언에 항의하며 재발방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보위 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의 학력 사항과 1996년 발간한 자서전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며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후보자가 쓴 자서전과 1996년 15대 국선(부천 소사) 공보물에 광주교대 졸업은 없다. 그때 없었던 광주교대 졸업이 ‘갑툭튀’한 것”이라며 “국정원장 후보자로서 거짓말 자서전이었는지 학력위조인지 국민과 청년들에게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국회는 오는 20일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를 시작으로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27일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후보자와 박지원 후보자의 경우, 각각 자녀 유학과 병역 문제·학력과 재산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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