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왼쪽)과 김부겸(오른쪽). 한겨레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20일 8·29 전당대회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고 41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박주민 최고위원이 당대표 도전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전대가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낙연 의원은 첫 일정으로 오전에 현충원 참배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20일 실무진이 후보 등록을 하고, 자신은 지난주부터 시작한 지방 순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의원 쪽은 ‘위기 리더십’을 강조하는 데 선거운동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 의원 쪽 관계자는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부동산 문제 등 현안이 뜨겁다보니 ‘코로나19 극복’이라는 선거의 본질이 다소 묻혔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국난극복 총력결집의 장이다. 당의 모든 인적 자산과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위기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밝히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 전 의원은 ‘당대표 완주론’을 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으로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규모가 커지는 등 당이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 ‘징검다리 당대표’에게 당권을 줘선 안 된다는 논리다.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19일엔 박주민 최고위원의 대표 도전설이 갑자기 불거지며 2파전으로 굳어진 듯했던 전대 구도가 출렁였다. 박 최고위원은 최근 가까운 의원을 찾아가 당대표 출마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가까운 한 의원은 “고민하고 있는데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2년 전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가 당대표에 도전하면 이낙연 의원에게 쏠린 친문 표심이 분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당 관계자는 “친문 입장에서는 박 최고위원이 선전하면 향후 여러 카드로 활용할 수 있으니 관심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당대표 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최고위원 선거 후보군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0여명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재선인 이재정 의원이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3선 이원욱 의원은 19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4선 노웅래, 3선 진선미 의원과 재선인 소병훈·신동근·김종민·한병도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초선으로는 유일하게 양향자 의원의 출마가 거론된다. 원외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20일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최고위원 도전을 준비하던 이개호·최인호·서삼석 등 ‘이낙연계’ 의원들은 대부분 출마를 접었다.
민주당 최고위원단은 대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지명직 2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득표율 상위 5명 안에 여성이 없을 경우 득표율 5위 후보자 대신 여성 후보자 가운데 득표율이 가장 높은 후보를 최고위원으로 올린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