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해찬 대표를 대신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안정의 시급성을 이유로 관련 법안들을 야당의 불참 속에 일방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이 남은 임시국회 기간에도 20건에 가까운 법안들을 속전속결식으로 강행 처리할 방침이어서 여야의 경색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정치는 선택인데 야당이 지연 전략을 펴고 있어 (강행 처리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도’가 중요한 부동산 정책의 속성을 고려할 때 합의 처리를 시도하다 타이밍을 놓치느니 욕을 먹더라도 신속 입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아직 처리되지 못한 부동산 관련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등 18개 법안을 오는 3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뒤 4일 본회의에 일괄 상정할 계획이다. 처리 대상은 국토교통위를 통과한 부동산 관련 법안 6건과 운영위를 통과한 공수처 후속 입법안 3건, 복지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감염병예방법 개정안 등 18건이다. 민주당은 ‘여당 폭주’ ‘의회 독재’라는 여론의 비판도 감수할 태세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야당은 부동산 법안과 공수처 법안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처리를 지연시키겠다는 뜻이 분명하다. 상임위 심사와 본회의 표결에 불참해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폭주한다’는 이미지를 확산시키려 하겠지만 개의치 않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대응책을 고민 중이지만, 의석수의 절대적인 열세 때문에 본회의뿐 아니라 상임위에서도 힘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에게 세금 매기는 절차를 국민적 동의나 절차적 심의 없이 가는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 민주당이 또 밀어붙이면 어떤 방법으로 대응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물리적 저지’나 ‘장외투쟁’을 선택지에서 배제한 통합당으로선 뾰족한 대응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당장 오는 3일 열릴 법사위부터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통합당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번처럼 (법안을) 날치기 처리할 것인지, 민주당에 답을 요구한 상태”라며 “또 날치기 처리한다면 다수당의 일당독재에 들러리 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비교섭단체 가운데 열린민주당을 제외한 정의당과 국민의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은 민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기로 했다.
정환봉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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