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청와대 하명처리 국회가 거수기냐, 의회독재 국회파행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을 외치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개원식을 열며 정상화 궤도에 오를 줄 알았던 국회가 여전히 여야 충돌로 협치가 실종된 모습입니다.
국회 파행의 표면적 원인은 상임위원회 안 소위원회가 구성되지 못한 것에 있습니다. 상임위가 열려 소관부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안건을 심사하기도 했지만, 정작 법안 처리 과정에 돌입하면 민주당과 통합당이 번번이 부딪히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소위를 구성하지 못한 것은 통합당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통합당은 “민주당이 소위를 건너뛰고 법안을 마음대로 통과시키려 한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위원회는 방대한 양의 상임위 소관 사항을 분담해 심사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달 14일 소위 개편에 합의한 바 있는데요. 당시 보건복지위,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위 소위를 1개에서 2개로 늘리기로 했고, 이들 세 상임위를 포함한 11개의 복수 소위를 갖춘 상임위에선 소위원장을 민주당과 통합당이 하나씩 맡기로 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두 당이 사이좋게 하나씩 소위를 나눠 갖고 당론 처리를 조율하면서, 국회가 활기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알짜 소위원장’ 자리를 놓고 다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법제사법위의 경우 산하 기관의 예산·결산안 예비심사를 담당하는 예결심사소위가 쟁점입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지금까지 여당이 맡던 게 관례였던 예결소위원장을 통합당이 달라고 하는 바람에 소위 구성이 안 됐다. 그래서 법안의 소위 심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통합당을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도읍 통합당 법사위 간사는 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전통과 관례를 깨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강탈해갔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1소위·청원소위를 갖고, 통합당이 2소위·예결소위를 갖는 것까지 양보할 수 없다고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고의성을 의심합니다. 여야 원내대표는 “법안소위 내 안건처리는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한다”고 합의했는데, 소위가 구성되면 민주당이 쉽사리 의석수로 밀어붙이기 어려우니 일부러 소위 구성에 몽니를 부린다는 얘기죠.
3일에는 법사위, 외교통일위, 국토교통위, 여성가족위에서 안건심사와 소관기관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소위 구성이란 쟁점이 풀리지 않으면 여야가 충돌하는 장면은 며칠 전 우리가 본 그 장면 그대로, 다시 되풀이될 겁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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