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군복으로 갈아입히고 수건으로 눈을 가렸습니다. 두 명이 밤새 취조했습니다. 한 명은 달래고, 한 명은 때렸습니다. 그중 한 명은 훗날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당시 고문에 가담했던 경찰관입니다. 남편의 소재를 캐물었지만, 실제로 어디 있는지 저도 몰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의 부인 이유미씨가 군사정권 아래서 남편과 친정 오빠들의 민주화운동을 돕다가 겪은 고초를 절절한 글로 풀어놓았다. 김 전 의원은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일제 식민통치를 미화했다고 비판받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처남이라는 사실이 최근 민주당원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당대표 선거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4일 김 전 의원의 공식 페이스북에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인 이유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큰오빠인 이영훈 교수로 인해 김부겸 의원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떠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한다”며 1980~90년대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냈다. 이씨는 1600자가 넘는 이 글에서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 체포돼 고문을 당하고 수감생활을 한 친정 식구들의 사연, 김 전 의원이 수배생활을 하던 당시 자신이 세차례나 경찰과 국가안전기획부에 끌려가 혹독한 수사를 당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씨는 “오직 남편이 하는 정치가 올바르다 믿고 뒷바라지해왔는데, 이제 와 제 친정 오빠로 인해 곤혹스러운 처지를 당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부디 정치인 김부겸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널리 이해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