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 긴급 회동. 유시민 의원의 복지부장관 내정과 관련, 5일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지도부 긴급 조찬 모임에 참석한 정세균의장 등이 굳은 표정으로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상학/정치/ 2006.1.5 (서울=연합뉴스) leesh@yna.co.kr
보수언론 ‘김친’·‘유빠’ 성급한 띄우기에 당사자 “소설쓰기” 반박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여러 계파가 ‘헤쳐 모여’식 짝짓기에 한창이다.
유시민 의원의 입각과 대통령 탈당 발언으로 느슨하게 묶여 있던 각 계파 내부의 결속력에 미묘한 균열이 일더니, 전당대회 후보에 대한 지원을 놓고 더욱 분명한 갈라서기와 새 연대의 틀을 짜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최대 지분을 가진 이른바 ‘친노무현’ 세력은 전당대회 지지후보를 놓고 여러 갈래로 흩어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당내 움직임은 국회의원과 참여정치실천연대, 1219 국민참여연대 등 당 안팎 정파 모임이 주도하고 있다.
조선일보, 노사모는 지고 김친·유빠 뜬다
그렇다면 계파별 이합집산이 당원들이나 정치인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을까? 이는 열린우리당이 큰 그림에서 새판짜기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보수신문들은 전당대회를 앞둔 열린우리당내 움직임과 관련해 “친노파가 흩어지면서 세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당대회를 앞둔 정파간 경쟁보다는 ‘분열’에 방점이 찍혔다.
<조선일보>는 한발 더 나아가 ‘노사모는 지고 김친·유빠 뜬다’는 16일치 기사에서 “얼마 전까지 독보적이었던 노사모는 이제 사실상 소멸 상태에 있다”며 “김근태, 유시민 의원 팬클럽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친’은 ‘김근태와 친구들’이라는 김근태 의원 공식 팬클럽을 줄여 부르는 말이고, ‘유빠’는 유시민 의원 열성 지지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조선일보는 “정동영 장관은 개인 팬클럽은 아직 없지만, 노사모의 일부인 ‘국민참여 1219’(국참)와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인들의 짝짓기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 기사에 대해 노사모, ‘김근태와 친구들’, 유시민 의원쪽은 한결 같다. 이들은 모두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분열을 목적에 둔 근거 없는 소설”이라고 코웃음을 쳤다.
노사모는 소멸상태에 있나?
“여권을 분열하려는 조선일보식 정치공작” 불쾌하다는 반응은 조선일보가 ‘소멸상태’라고 진단한 노사모에서 두드러졌다. 노사모는 “여권을 분열하려는 조선일보식 정치공작”이라며 펄쩍 뛰었다. 천부경 노사모 사무차장은 “최근 탈퇴 회원이나 후원회원이 줄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활동이 위축된 것도 아니다”며 “노사모는 유시민 지지, 국참은 정동영 지지로 몰아가 여권을 편가르기 하려는 의도로 조선일보식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천 사무차장은 노사모 성향의 일부 당원들이 유빠를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노사모 이름으로 노무현 외에 특정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며 “유 의원을 (노사모 회원들이) 좋게 보는 것은 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따르고 있기 때문이지 유 의원에 대한 지지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천 사무차장은 “노사모 회원들이 당 활동을 하면서 여러 계파나 특정 정치인과 교집합을 형성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회원 개인들의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사모가 당내 경선 등에 개입해 조직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사모와 ‘유빠’의 교집합은 얼마나 되나?
유시민 의원쪽 “최근 지지자 급속히 는 흔적 없어”
유시민 의원쪽에선 입각과 청와대 쪽의 유 의원 후계자 발언 등으로 “‘유빠’가 결집력이 강화된 뚜렷한 증거는 찾을 수 없다”며 ‘유빠가 뜬다’는 보도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실 천정길 비서관은 “노사모가 유 의원 지지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면 홈페이지 가입자나 방문자의 변화가 생겨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유 의원에 열성적 지지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사모나 김친처럼 조직적인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 의원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수는 현재 1만8000명 수준이고, 다음의 팬카페인 ‘시민사랑’ 회원도 1만3000명 수준으로 “가입한 사람은 거의 가입한 것 같기 때문에” 뚜렷한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천 비서관은 “노사모와 유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 교집합이 있을 것이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지, 그 정확한 수치는 알 수가 없다”며 “아직까지 노사모 같은 팬클럽 조직을 만들 계획이 전혀 없고, 만든다고 될 일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결국 노사모가 유시민 지지층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가능성에 불과한 추측일 뿐이다.
노사모는 ‘유빠’가 아니라 ‘김친’으로 이동중?
팬클럽 활동과 관련해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오히려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근태 의원쪽이다. 공식 팬클럽인 ‘김근태와 친구들’은 최근 보름 동안 가입자가 300여명 늘어 전체 가입자가 1300명 수준이다. 대선 주자임을 감안할 때 그다지 주목할 만한 규모라고 볼 수 없지만, ‘김친’이 출범한 뒤 지난 1년1개월 동안 1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조직의 팽창력은 괄목할 만하다. ‘김친’은 오프라인에서의 결속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충남 괴산 번개모임에 700여명이 참여하고 연초 계룡산 신년 등반에도 1000여명이 참여했다. 또 김친은 김근태 팬클럽을 넘어 노사모처럼 전당대회와 당내 경선 등에서 김근태 지킴이와 도우미로서 역할을 활발히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경선 팀장은 “김친 회원의 절반 가량은 노사모에서 활동했고 지역 노사모 대표로 활동한 분들도 많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이 노사모의 개혁 정신을 김근태에게 찾고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김친도 노사모처럼 (대선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려는 희망이 있으며 김 의원 주변에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적극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의 말대로라면 노사모 회원들은 유빠가 아니라 김친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또한 노사모의 조직적인 선언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들의 선택일 뿐이다. 결국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정파간 이합집산이 지지자들 사이의 ‘권력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런 이유로 노사모, 김근태와 친구들, 유시민의원실쪽은 보수언론의 보도를 “당 분열을 노린 근거없는 소설쓰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노사모는 소멸상태에 있나?
“여권을 분열하려는 조선일보식 정치공작” 불쾌하다는 반응은 조선일보가 ‘소멸상태’라고 진단한 노사모에서 두드러졌다. 노사모는 “여권을 분열하려는 조선일보식 정치공작”이라며 펄쩍 뛰었다. 천부경 노사모 사무차장은 “최근 탈퇴 회원이나 후원회원이 줄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활동이 위축된 것도 아니다”며 “노사모는 유시민 지지, 국참은 정동영 지지로 몰아가 여권을 편가르기 하려는 의도로 조선일보식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천 사무차장은 노사모 성향의 일부 당원들이 유빠를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노사모 이름으로 노무현 외에 특정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며 “유 의원을 (노사모 회원들이) 좋게 보는 것은 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따르고 있기 때문이지 유 의원에 대한 지지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천 사무차장은 “노사모 회원들이 당 활동을 하면서 여러 계파나 특정 정치인과 교집합을 형성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회원 개인들의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사모가 당내 경선 등에 개입해 조직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사모와 ‘유빠’의 교집합은 얼마나 되나?
유시민 의원쪽 “최근 지지자 급속히 는 흔적 없어”
유시민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4일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자료/사회/ 2006.1.4 (서울=연합뉴스)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물러나 열린우리당으로 돌아온 김근태 의원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례를 하며 ‘복귀 신고’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팬클럽 활동과 관련해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오히려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근태 의원쪽이다. 공식 팬클럽인 ‘김근태와 친구들’은 최근 보름 동안 가입자가 300여명 늘어 전체 가입자가 1300명 수준이다. 대선 주자임을 감안할 때 그다지 주목할 만한 규모라고 볼 수 없지만, ‘김친’이 출범한 뒤 지난 1년1개월 동안 1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조직의 팽창력은 괄목할 만하다. ‘김친’은 오프라인에서의 결속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충남 괴산 번개모임에 700여명이 참여하고 연초 계룡산 신년 등반에도 1000여명이 참여했다. 또 김친은 김근태 팬클럽을 넘어 노사모처럼 전당대회와 당내 경선 등에서 김근태 지킴이와 도우미로서 역할을 활발히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경선 팀장은 “김친 회원의 절반 가량은 노사모에서 활동했고 지역 노사모 대표로 활동한 분들도 많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이 노사모의 개혁 정신을 김근태에게 찾고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김친도 노사모처럼 (대선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려는 희망이 있으며 김 의원 주변에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적극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의 말대로라면 노사모 회원들은 유빠가 아니라 김친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또한 노사모의 조직적인 선언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들의 선택일 뿐이다. 결국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정파간 이합집산이 지지자들 사이의 ‘권력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런 이유로 노사모, 김근태와 친구들, 유시민의원실쪽은 보수언론의 보도를 “당 분열을 노린 근거없는 소설쓰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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