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합당이 8.15집회 사실상 방조…대국민 사과해야”

민주 “홍문표·민경욱·김진태·유정복 참석”
김종인 “그런 유치한 정치 그만했으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미래통합당을 향해 “8·15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래통합당 홍문표 의원 등 전현직 의원이 집회에 참석했고 미래통합당은 당원 대상으로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5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 금지 조치를 내렸는데도 광복절 집회를 강행했다. 전 목사는 결국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고, 집회 참석자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미래통합당이 과거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참석 금지 조치를 취해야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전광훈 목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그를) 비호한 당내 인사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권고나 자제 요청만으로 사태를 진정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신속하게 최고 단계 추가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회의에 참석한 윤관석 의원은 “집회에 미래통합당이 당 차원의 참여는 아니지만 일부 유력 인사들, 전·현직 의원이 참여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며 “현역으로는 홍문표 의원과 (전직 의원인) 민경욱, 김진태, 유정복 전 시장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추가로 전·현직 참여가 있었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통합당 차원의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하고 재발 방지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전·현직 국회의원의 집회 참석이 시민들한테 “재확산 위험이 높은 집회에 참여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회의에서 박성준 의원은 “통합당에 묻는다. 전광훈 목사의 행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달라”며 “집회에 참석한 통합당 인사들에 대해서도 응당 책임을 묻길 바란다”고 말을 보탰다. 설훈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문표 통합당 의원이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것을 지적하며 통합당에 “대국민 사과문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는 이날 김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해 보려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 그런 유치한정치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노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