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중 미래통합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18일 국회 과방위 회의실에서 위원장석에 앉아 과방위 관계자에게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긴급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 회의 진행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18일 단독으로 회의를 열고 이른바 ‘권언유착’ 의혹에 관해 묻겠다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양승동 <한국방송>(KBS) 사장의 국회 출석을 촉구했다. 양당 간사 간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당이 회의 개최를 강행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과방위원장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도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고, 속기사나 국회의 의사중계방송도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통합당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위원장석에 앉아 위원장 직무대행을 자처하고 회의를 열었다. 통합당은 회의에 앞서 재적 4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경우 위원회를 개회하도록 규정한 국회법 제52조에 따라 박광온 위원장을 항의 방문하고 전체회의를 요청했으나, 박 위원장은 민주당과 합의가 안 된 점을 들어 거절했다.
상임위 회의실에 앉아있던 통합당 의원들은 거센 발언을 쏟아냈다. 상임위원장 자리에 앉은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 간사와 과방위원장에게 5번이나 긴급현안질의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권언유착'이 있는지 소관 상임위가 검증하는 것이 마땅하다.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관련 오보를 낸 <한국방송>의 사장도 국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선인 박대출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우리 당이 요구한 현안질의에 응하지 않고 비협조적 나와 결과적으로 한 위원장 비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초선인 조명희 통합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재인 방송과 전파를 권력으로 장악하려는 시도가 지속되는 것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 그 중심에 한상혁 위원장이 있다”며 “지금 사건이 한 위원장의 권언유착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청언유착’”이라고 날을 세웠다.
통합당만 참석한 과방위 회의는 한 위원장의 불출석으로 시작 30여분 만에 정회했다. 통합당은 한 위원장과 양 사장의 참석을 거듭 요청하면서 오후 2시 현안질의를 다시 열었지만, 두 사람 모두 거듭 불참을 통보하면서 속개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통합당은 19일에도 한 위원장과 양 사장에게 상임위 출석을 통보하고, 다시 회의를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박광온 과방위원장과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성명을 내어 “민주당은 예결위에 앞선 상임위 결산심사를 위해 19일 과방위 전체회의 개최를 제안한 바 있으나, 통합당은 방통위원장 현안질의만 고집한 채 결산심사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며 “통합당의 회의 개회 억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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